초정밀 절삭공구 엔드밀 부문 세계 1위 업체인 YG-1(옛 양지원공구)이 최근의 원고(高)현상을 해외 기업 사냥의 적기로 활용하는 '역발상' 경영에 나섰다.

이를 통해 2002년부터 추진해온 '2010년 글로벌 생산·판매 네트워크 구축' 목표를 조기 완성한다는 전략이다.

송호근 YG-1 사장(55)은 25일 한국경제신문사와 인터뷰를 갖고 "원화 가치 상승을 기회로 삼아 올해 최소 2~3개,내년 5개의 외국 공구회사를 인수·합병(M&A)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유럽 인도 남미 미국에서 인건비 상승 등으로 인해 적자 상태거나 경쟁력이 떨어진 기업이 주 타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자신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결합할 경우 경쟁력을 회복할 가능성이 있다면 200만달러든 2000만달러든 얼마든지 투입하겠다는 것.

그의 이런 글로벌 M&A는 300만달러를 들여 해외 기업을 사들일 경우 3년 전(원·달러 환율 1100원 수준) 33억원에서 최근(930원대)에는 28억원대로 5억원가량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앉은 자리에서 15%의 가격 인하 효과를 누리는 셈.

이 회사는 이에 앞서 2002년 프랑스 공구회사 코라이 인수를 시작으로 미국(리걸 벨로이트사 절삭공구사업부)과 영국(하이드라클락슨)의 기업을 차례로 인수,자회사로 편입했다. 이와 함께 인도와 중국에 직접 3개의 생산법인을 설립하는 등 현재 전 세계적으로 5개 생산법인과 12개 판매법인을 확보하고 있다.

송 사장은 "해외 기업 M&A를 비롯한 글로벌 현지화는 각국 시장에서 요구하는 제품을 '주문 후 24시간 내 공급'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구제품의 경우 이 회사 생산품목만 하더라도 6만종에 이르는 데다 소량으로 주문이 이뤄져 생산 및 유통 네트워크가 전 세계으로 구축되지 않으면 경쟁력을 갖출 수 없기 때문이라는 얘기다.

실제 네트워크 구축을 통한 경쟁력 확보는 인수한 미국 리걸 벨로이트사의 절삭공구 사업부 사례에서 증명된다. YG-1이 지난해 인수한 이 사업부는 인건비가 높아 매년 적자를 내 '골칫덩이' 취급을 받았다.

YG-1은 이 사업부를 사들인 후 중국 법인이 만든 반제품을 완제품으로 가공하는 공장으로 전환시켜 인수 6개월 만에 200만달러의 흑자를 내도록 했다.

YG-1 입장에서는 리걸 벨로이트가 갖고 있던 2200만달러짜리 미국 판매망과 탭 분야 세계 1위의 기술력을 덤으로 얻는 효과까지 거두었다는 것.

"해외 동종 기업 사냥은 '경쟁 제거'의 의미도 있습니다. 내가 공격적으로 M&A 하지 않으면 다른 경쟁자가 회사를 인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지요."

이 회사는 이 같은 현지화 전략 등을 통해 2014년까지 전 세계에서 1조원대의 매출을 올리는 기업으로 성장한다는 목표다.

YG-1은 지난해 해외 현지 법인을 포함해 15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