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주 인터뷰 / 유정석 여성캐주얼 '숩' 사장

'블루 오션을 만들어내는 사람이 승자다.' 부천역 인근에 위치한 여성 영캐주얼 브랜드 '숩(SOUP)'의 유정석 사장(38)의 좌우명이다.

숩의 원래 타깃층은 20대 초반의 여성이지만 유 사장 가게에는 절반가량이 30대 이상의 주부 고객이다.

"요즘 주부들은 감각이 젊어서 브랜드를 가리지 않아요.제가 봐도 아가씨인지,아줌마인지 구별이 안되는 고객이 얼마나 많은데요."

유 사장이 이렇게 마음을 먹게 된 것은 망가진 옷을 가져와서 무조건 환불해 달라는 손님의 대부분이 주부 고객이라는 것을 파악한 뒤였다.

처음에는 주부 고객들과 싸우기도 여러 번,유 사장이 환불을 해주지 않기로 고집을 부려 본사에서 직접 전화가 온 적도 있었다.

하지만 싸움을 하다보니 알뜰한 주부의 특성상 그럴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이 참에 아예 주부들을 공략해서 고객층을 넒혀보자는 생각이 들었죠." 그 후로는 환불·교환은 무조건 해주고 그 기회를 고객과 더 친해지는 계기로 삼았다.

이런 그의 고객 서비스 정신 덕에 16평 규모의 숩의 월 평균 매출은 7000여만원에 이른다.

일주일에 세 번 이상 들르는 단골 손님도 상당수다.

유 사장은 1997년에 청바지 보세 가게로 자영업에 입문했다.

하지만 외환위기가 터지면서 큰 재미는 보지 못했다고.2년 후에 빵 가게로 업종을 전환했지만 이 역시 3년 후에 빚만 1억원 남았다.

하지만 2001년에 문을 연 '소베이직(SoBasic)' 덕분에 형편이 나아졌다.

부천역 상권에 걸맞은 중저가 브랜드란 점이 먹혀든 것.유 사장은 2003년에 소베이직이 이랜드에 흡수되면서 브랜드를 접어야 했지만 다른 브랜드인 '숩'을 시작했다.

"특정 브랜드의 틀 안에서만 장사를 할 필요는 없어요.내가 끌어모을 수 있는 고객은 모두 가게를 찾게하는 것이 능력인거죠."

성선화 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