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짱 뜨자!] 서울 문구거리 … 창신동 · 천호동 · 영등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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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엄 베이비들이 오는 3월 초등학교에 입학한다.
연필,공책,필통,크레파스,책가방….필요한 학용품을 꼽아 보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새학년을 맞는 아이는 하다 못해 새 공책 정도는 있어야 한다.
불경기로 지갑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부모들에게는 적잖은 부담이다.
이럴 때는 자녀와 함께 대형 마트(할인점)보다 학용품을 싸게 파는 문구시장을 찾아보면 어떨까.
서울 창신동 천호동 영등포 등에 각각 위치한 '문구 거리'에는 전국에 학용품을 대는 '왕도매상'들이 밀집해 있다.
집 근처 문구점에서 쇼핑하는 것보다 발품을 좀 더 팔아야 하지만 질 좋은 학용품을 웬만한 대형 마트보다 20~30%는 싸게 살 수 있다.
▶ 창신동
서울 지하철 1호선 동대문역 4번 출구로 나와 일단 '독일약국' 간판을 찾는다.
약국 옆 골목으로 들어서면 120곳의 문구점이 들어차 있는 창신동 문구거리가 나타난다.
1960년대에 생겨나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국내 학용품의 메카다.
전국에서 문구를 떼러 온 화물차가 종일 바쁘게 들고 난다.
도매상 밀집 지역이지만,천호동과 영등포에 비해 뜨내기 손님이 많은 편이라 조금씩만 사는 손님에게도 상대적으로 대접이 좋다.
하지만 주인이 퉁명스럽기 일쑤고,한 번에 구입해야 하는 단위가 클수록 가격이 저렴한 것이 이 동네의 특징.500원짜리 노트를 한 권씩도 파는 'C문구'에서는 350원을 달라고 했지만,10권 한 묶음으로만 파는 'M상사'에 물어 보니 권당 200원이란다.
올해 신상품 가격이 많이 오른 '24색 크레파스'는 작년에 팔다 남은 이월상품이 정가의 절반 이하에 나와 있다.
상점 수도 많고 찾는 행인들도 많다 보니 곳곳에서 흥정이 붙는다.
말만 잘 하면 에누리도 가능하다.
반면 다른 문구거리는 지역 도매 거점의 성격이 짙어 이런 분위기를 찾아보기 힘들다.
또 완구거리,잡화거리,패션타운 등 청계천 변에 형성된 동대문 복합 상권 안에 자리잡은 것은 창신동만의 매력이다.
아이들 새학기 준비를 위해 나왔다가 엄마도 인근 평화시장에 들러 옷 한 벌 싸게 장만해 돌아갈 수 있다는 얘기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오전 8시에 문을 열어 오후 7시까지 영업하는 가게가 대부분이다.
일요일과 공휴일은 쉰다.
길이 좁고 주차할 곳이 마땅치 않다.
버스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편이 좋다.
▶ 천호동
5·8호선이 만나는 천호역 1번 출구로 나오면 커다란 문구거리 아치가 보여 찾기 어렵지 않다.
1986년 창신동,남대문 시장 등에서 영업하던 문구 도매상들이 집단 이주하면서 형성됐다.
지금은 서울·수도권 동부 지역의 문구 소매상을 아우르는 광역 거점 도매상들이 몰려 있다.
이 동네는 점포별로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물품 종류를 특화하고 있다.
일반 문구,팬시,과학교재,지물,화방,공예,포장,선물류 등 가게마다 전공 분야가 확실하다.
심지어는 학교 앞 문방구에만 있는 '추억의 과자'류만 따로 모아 파는 상점도 있을 정도다.
따라서 이것 저것 모아 파는 종합문구 도매상이 대부분인 다른 상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전문적인 물품을 구입하기 좋다.
전문점의 가격이 좀 더 싼 데다 주인이 해당 분야에 해박한 지식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곳에 없는 각종 틈새 상품까지 일일이 갖춰 놓고 있다.
대신 구입 목적에 따라 맞는 점포를 잘 찾아 들어가야 헛수고를 덜 수 있다.
문구거리 입구에서 100m쯤 걸어 들어가면 있는 간이 주차장 옆에 전체 지도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안내 간판이 서 있다.
여기서 파란색으로 표시돼 있는 몇몇 가게들이 '종합문구점'이다.
여러 종류의 문구를 한눈에 살펴본 뒤 살 것을 결정해 놓고 전문 상점을 찾는 게 돈을 최대한 아끼는 방법 중 하나다.
달력 '빨간 날'에는 대부분의 가게가 문을 닫고 평일에는 오전 9시~오후 8시까지 영업한다.
천호역 환승주차장에 차를 대면 요금이 10분당 200원(요일제 참여 차량 20% 할인)이다.
인근에 현대백화점과 2001아울렛,천호동 로드숍거리 등이 커다란 쇼핑 클러스터를 이루고 있다.
▶ 영등포
5호선 영등포시장역 3번 출구로 나와 르네상스예식장 쪽으로 100m쯤 가서 영등포 시장통으로 들어서면 문구점이 모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다른 두 곳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등포 문구거리에 여전히 사람들이 몰리는 까닭은 문구점과 서점이 섞여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문구점 서너 곳 걸러 한 군데씩 전집류와 학습서를 싸게 파는 할인서점이 끼어 있다.
따라서 영등포를 찾으면 학용품뿐만 아니라 학습교재까지 '원스톱으로' 싼 가격에 살 수 있는 것.
서점에서는 전과,문제집,참고서 등 초·중·고교생 학습서와 사전류·피아노책 등을 20% 정도 싸게 판다.
영등포의 문구점들은 다른 곳에 비해 디자인이 예쁜 팬시 문구류가 많다.
헬로 키티,뿌까뿌까 등 다양한 캐릭터가 그려진 노트와 필기구가 완비돼 있다.
인근에 완구를 파는 가게도 많아 호기심 많은 아이들의 눈이 필기구와 공책보다는 다른 곳에 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영업시간은 오전 7시∼오후 7시30분이며 매주 일요일은 휴무다.
근처에 맘 편히 주차할 곳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좋다.
차기현 기자 h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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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쇼핑TIP
문구거리 도매상들은 웬만한 학용품을 묶음 단위로만 판다.
노트의 경우 한두 권씩 살 수는 없고 무조건 똑같은 디자인의 제품을 10권짜리 한 묶음씩 구입해야 한다.
따라서 이웃끼리 뭉쳐 여러 묶음을 산 뒤 나누면 좋다.
이렇게 할 경우 가격은 역시 국내 최저다.
제조업체에서 물건을 직접 받아와 지역 총판에 분배하는 '왕도매상'들만 모여 있기 때문이다.
아파트 부녀회에서 단체 구매할 경우 특별할인 혜택도 준다.
연필,공책,필통,크레파스,책가방….필요한 학용품을 꼽아 보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새학년을 맞는 아이는 하다 못해 새 공책 정도는 있어야 한다.
불경기로 지갑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부모들에게는 적잖은 부담이다.
이럴 때는 자녀와 함께 대형 마트(할인점)보다 학용품을 싸게 파는 문구시장을 찾아보면 어떨까.
서울 창신동 천호동 영등포 등에 각각 위치한 '문구 거리'에는 전국에 학용품을 대는 '왕도매상'들이 밀집해 있다.
집 근처 문구점에서 쇼핑하는 것보다 발품을 좀 더 팔아야 하지만 질 좋은 학용품을 웬만한 대형 마트보다 20~30%는 싸게 살 수 있다.
▶ 창신동
서울 지하철 1호선 동대문역 4번 출구로 나와 일단 '독일약국' 간판을 찾는다.
약국 옆 골목으로 들어서면 120곳의 문구점이 들어차 있는 창신동 문구거리가 나타난다.
1960년대에 생겨나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국내 학용품의 메카다.
전국에서 문구를 떼러 온 화물차가 종일 바쁘게 들고 난다.
도매상 밀집 지역이지만,천호동과 영등포에 비해 뜨내기 손님이 많은 편이라 조금씩만 사는 손님에게도 상대적으로 대접이 좋다.
하지만 주인이 퉁명스럽기 일쑤고,한 번에 구입해야 하는 단위가 클수록 가격이 저렴한 것이 이 동네의 특징.500원짜리 노트를 한 권씩도 파는 'C문구'에서는 350원을 달라고 했지만,10권 한 묶음으로만 파는 'M상사'에 물어 보니 권당 200원이란다.
올해 신상품 가격이 많이 오른 '24색 크레파스'는 작년에 팔다 남은 이월상품이 정가의 절반 이하에 나와 있다.
상점 수도 많고 찾는 행인들도 많다 보니 곳곳에서 흥정이 붙는다.
말만 잘 하면 에누리도 가능하다.
반면 다른 문구거리는 지역 도매 거점의 성격이 짙어 이런 분위기를 찾아보기 힘들다.
또 완구거리,잡화거리,패션타운 등 청계천 변에 형성된 동대문 복합 상권 안에 자리잡은 것은 창신동만의 매력이다.
아이들 새학기 준비를 위해 나왔다가 엄마도 인근 평화시장에 들러 옷 한 벌 싸게 장만해 돌아갈 수 있다는 얘기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오전 8시에 문을 열어 오후 7시까지 영업하는 가게가 대부분이다.
일요일과 공휴일은 쉰다.
길이 좁고 주차할 곳이 마땅치 않다.
버스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편이 좋다.
▶ 천호동
5·8호선이 만나는 천호역 1번 출구로 나오면 커다란 문구거리 아치가 보여 찾기 어렵지 않다.
1986년 창신동,남대문 시장 등에서 영업하던 문구 도매상들이 집단 이주하면서 형성됐다.
지금은 서울·수도권 동부 지역의 문구 소매상을 아우르는 광역 거점 도매상들이 몰려 있다.
이 동네는 점포별로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물품 종류를 특화하고 있다.
일반 문구,팬시,과학교재,지물,화방,공예,포장,선물류 등 가게마다 전공 분야가 확실하다.
심지어는 학교 앞 문방구에만 있는 '추억의 과자'류만 따로 모아 파는 상점도 있을 정도다.
따라서 이것 저것 모아 파는 종합문구 도매상이 대부분인 다른 상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전문적인 물품을 구입하기 좋다.
전문점의 가격이 좀 더 싼 데다 주인이 해당 분야에 해박한 지식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곳에 없는 각종 틈새 상품까지 일일이 갖춰 놓고 있다.
대신 구입 목적에 따라 맞는 점포를 잘 찾아 들어가야 헛수고를 덜 수 있다.
문구거리 입구에서 100m쯤 걸어 들어가면 있는 간이 주차장 옆에 전체 지도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안내 간판이 서 있다.
여기서 파란색으로 표시돼 있는 몇몇 가게들이 '종합문구점'이다.
여러 종류의 문구를 한눈에 살펴본 뒤 살 것을 결정해 놓고 전문 상점을 찾는 게 돈을 최대한 아끼는 방법 중 하나다.
달력 '빨간 날'에는 대부분의 가게가 문을 닫고 평일에는 오전 9시~오후 8시까지 영업한다.
천호역 환승주차장에 차를 대면 요금이 10분당 200원(요일제 참여 차량 20% 할인)이다.
인근에 현대백화점과 2001아울렛,천호동 로드숍거리 등이 커다란 쇼핑 클러스터를 이루고 있다.
▶ 영등포
5호선 영등포시장역 3번 출구로 나와 르네상스예식장 쪽으로 100m쯤 가서 영등포 시장통으로 들어서면 문구점이 모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다른 두 곳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등포 문구거리에 여전히 사람들이 몰리는 까닭은 문구점과 서점이 섞여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문구점 서너 곳 걸러 한 군데씩 전집류와 학습서를 싸게 파는 할인서점이 끼어 있다.
따라서 영등포를 찾으면 학용품뿐만 아니라 학습교재까지 '원스톱으로' 싼 가격에 살 수 있는 것.
서점에서는 전과,문제집,참고서 등 초·중·고교생 학습서와 사전류·피아노책 등을 20% 정도 싸게 판다.
영등포의 문구점들은 다른 곳에 비해 디자인이 예쁜 팬시 문구류가 많다.
헬로 키티,뿌까뿌까 등 다양한 캐릭터가 그려진 노트와 필기구가 완비돼 있다.
인근에 완구를 파는 가게도 많아 호기심 많은 아이들의 눈이 필기구와 공책보다는 다른 곳에 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영업시간은 오전 7시∼오후 7시30분이며 매주 일요일은 휴무다.
근처에 맘 편히 주차할 곳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좋다.
차기현 기자 h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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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쇼핑TIP
문구거리 도매상들은 웬만한 학용품을 묶음 단위로만 판다.
노트의 경우 한두 권씩 살 수는 없고 무조건 똑같은 디자인의 제품을 10권짜리 한 묶음씩 구입해야 한다.
따라서 이웃끼리 뭉쳐 여러 묶음을 산 뒤 나누면 좋다.
이렇게 할 경우 가격은 역시 국내 최저다.
제조업체에서 물건을 직접 받아와 지역 총판에 분배하는 '왕도매상'들만 모여 있기 때문이다.
아파트 부녀회에서 단체 구매할 경우 특별할인 혜택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