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닭갈비가 왜 인기있는 줄 아세요? 맵지만 달콤한 뒷맛은 아무도 흉내내지 못하기 때문이죠."

오종성 '5.5 춘천 닭갈비' 둔산점 사장(61)은 벌건 고추장으로 잘 버무려진 닭갈비를 구우며 이렇게 말했다.

오 사장은 가게 주변에 대단위 아파트 단지가 있어 입소문이 곧 사업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강조했다.

다양한 음식점이 포진해 있어 한 번 맛 없다는 소문이 돌면 손님이 금방 떨어지고 간판을 내릴 각오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오 사장이 처음부터 닭갈비를 한 건 아니다.

바로 옆 동네인 탄방동에서 한우 고깃집을 10년 넘게 운영,외식업계에선 나름대로 잔뼈가 굵었다.

한우 고깃집으로 잘 나가던 그가 굳이 닭갈비로 눈을 돌린 이유는 '5.5 춘천 닭갈비'가 지닌 독특한 양념 맛 때문이었다.

몇 개월간 탄방동의 프랜차이즈 본사 직영점을 들락거리면서 매혹적인 양념 맛을 확인한 오 사장은 결국 닭갈비 가맹점을 열기로 결심했다.

"저도 닭갈비를 많이 먹어봤지만 양념에서 조미료 맛이 전혀 안 나는 건 처음이었어요.맵지만 달콤한 이 맛에 끌려 결국 환갑이 다 돼 일을 벌였죠."

10년 음식장사로 고객이 원하는 맛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있는 오 사장은 둔산동 상권 내에서도 비교적 임대료가 싼 둔산여고 근처에 가게 자리를 잡았다.

둔산동 상권의 핵심이라 불리는 갤러리아백화점 주변과 좀 떨어져 있지만,음식점이 밀집한 곳이 아니어서 경쟁력이 덜 심한 게 장점이다.

40평 남짓한 이 가게에는 평일 점심 때도 50여명이 들어와 테이블이 꽉 찬다.

1인당 지출액(객단가)은 1만5000∼2만원.

"고춧가루,마늘즙,양파즙 등 10여가지 재료로 만들어진 소스를 이틀에 한 번 꼴로 45㎏씩 직접 가져 옵니다.닭만 신선해선 안되죠.매번 제가 꼼꼼히 양념 상태를 파악합니다."

오 사장은 양념 맛이 변질되지 않도록 본인이 직접 양념을 철저히 관리한다.

이 양념이 하루 평균 매출 150만원이라는 '황금알'을 낳는 원천인 셈이다.

오 사장은 최근 새로운 메뉴 개발에 땀을 흘리고 있다.

치즈와 고구마가 섞인 떡사리를 개발,닭갈비 특유의 매운 맛에 달콤하고 쫄깃한 맛을 가미한 메뉴를 개발,손님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한 것이다.

이 맛을 본 손님들은 자연스레 단골이 됐다.

"지금도 전체 손님의 80%가 단골입니다.전단지 한 장 돌리지 않고 맛으로만 승부를 걸었죠.이젠 손님들의 입소문으로 둔산동에서 5.5 춘천 닭갈비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가 됐습니다."

정호진 기자 hjjung@hank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