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돌판 보이시죠.양구이 특유의 노린내를 제거해 주는 게 이 돌판입니다.

석쇠로 구운 게 아니어서 달라붙지 않고 맛도 끝내주죠." 지산동 초입의 양구이 전문점 '봉희가든'의 최봉희 사장은 특색 있는 음식으로 승부하지 않으면 먹자타운 일대에서 살아남기 힘들다고 말했다.

최근 2∼3년간 주변에 대형 외식 음식점이 속속 들어서고 있지만 140평 규모의 봉희가든은 10년 이상 이 지역의 터줏대감으로 자리를 잡았다.

최 사장은 "석쇠를 사용하면 고기가 금방 딱딱해지기 때문에 손님들이 오랜 시간 앉아서 먹을 수 있도록 돌판을 사용했다"고 말했다.

여기에 녹용 등 한약재를 하루 이상 달여 만든 한약 농축액에 양(소의 위장)을 숙성시켜 몸에도 좋고 냄새가 나지 않는 양고기를 찾는 이들에게 내놓고 있다.

"점주만의 독특한 요리 비법이 없는 식당은 주방장이 바뀌는 순간 손님이 떠나죠.점주가 주방장보다 음식에 대해 철저히 알고 있느냐가 한결 같은 맛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라고 최 사장은 말했다.

그는 식재료를 직접 관리한다.

소 한 마리에서 나오는 양이 많지 않아 단골 공급업자에게 선금을 주고 가장 질 좋은 고기를 들여온다.

선금을 주는 대신 기준에 못 미치는 고기를 가져올 경우에는 공급업체에 위약금을 물게 한다.

최 사장에게도 어려운 고비는 있었다.

2003년 불어닥친 광우병 파동으로 쇠고기 값이 이전에 비해 200% 상승한 것.주변 식당들은 재료 값 인상에 맞춰 음식 값을 올렸지만 '봉희가든'은 기존 가격을 유지했다.

"식당을 이만큼 키울 수 있었던 것도 모두 손님들이 찾아줬기 때문인데 음식 값을 함부로 올릴 수 없었죠.조금만 버텨보자는 심정으로 이듬해 2억원의 적자를 내면서 1원 한 푼도 안 올렸습니다." 최 사장은 당시를 회상하며 만약 그때 다른 가게처럼 음식가격을 올렸다면 손님도 잃고 가게도 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