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MBA 전성시대] 서울대학교…혹독한 글로벌 스탠더드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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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사례 중심 전과정 영어로 수업
해외 명문대 학생도 엄격한 선별 교류
캐나다 토론토대학에서 학부과정을 마치고 국내의 한 IT업체에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던 이동환씨(31). 직업을 바꾸려는 생각에서 지난해 8월 서울대 경영대학원 글로벌MBA(G-MBA) 과정에 입학했다.
지난주는 2학기를 마치고 맞은 1주일간의 휴식 기간. 그러나 그는 거의 매일 학교에 나와 팀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미국에서는 통상 2년이 소요되는 MBA과정을 단 1년 만에 마치다 보니 학업 스케줄은 빡빡하기 그지없다.
2학기까지 3주는 수업을 듣고 나머지 한 주는 시험을 치르는 일정이 계속돼왔다.
3학기부터는 일종의 전공에 해당하는 심화 선택과목을 듣게 된다.
이씨는 "고등학교 3학년생들보다 공부를 훨씬 더 할 만큼 정신없다"면서도 "그러나 교육의 질적 수준이 결코 낮지 않다"고 강조했다.
국내 최대의 명성을 자랑하는 서울대 경영대학원이 개설한 MBA과정은 올 8월 처음으로 졸업생을 배출한다.
이들은 지난해 50명 정원에 161명이 지원해 3.2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합격했다.
연세대 고려대 성균관대 등 일제히 출범한 6개 한국형 토종 MBA들 중 입학 경쟁률이 가장 높았다.
합격자의 기업체 평균 근무경력은 5.6년. 경영·공학·법학·사회학·경제학·과학·인문학 등 다양한 학사학위를 가진 지원자 중 한국인 42명, 해외 국적자 8명이 선발됐다.
전체의 36%인 18명은 아예 미국 컬럼비아대 조지워싱턴대 미시간대 베이징대 등 해외 유수 대학을 다닌 인재들이다.
그런데도 서울대 MBA과정은 혹독하기만 하단다.
대부분 국내외 투자은행이나 컨설팅사, 대기업 등을 목표로 하며 전문 분야도 인적자원관리(HRM), 금융투자, 글로벌 마케팅, 회계 등 다양하다.
서울대 MBA의 특징은 한국의 울타리를 벗어나 철저하게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 있다는 것. 전체 과정이 영어로 진행되는 만큼 일단 영어가 능숙하지 않으면 따라가기 힘든 것은 당연하다.
무엇보다 서울대 MBA의 최대 자랑은 강사진. 미국의 와튼·컬럼비아·프린스턴·NYU(뉴욕대)·예일·코넬대학과 프랑스의 인시아드 등에서 초빙된 교수들이 포함돼 있다.
예를 들면, 기업가치평가를 강의하는 듀크대학의 캐서린 쉬퍼 교수는 미국회계학회장을 역임하고 회계학 분야의 최고 학술지인 'Journal of Accounting Research'의 편집장을 10년 이상 역임한 권위자다.
글로벌 전략을 가르치는 이브 도즈 교수는 현존하는 경영학자 중 글로벌 경영전략 및 기업혁신 분야에서 최고 석학으로 꼽히는 학자로서 2001년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HBS) 출판부를 통해 펴낸 '글로벌 기업에서 초국적 기업으로:지식기반 경제에서 살아남는 법'은 세계 유수 기업 최고경영자들에게 필독서가 되고 있다.
국내 서울대 교수진도 만만치 않다.
미국 컬럼비아대 MBA 강의를 오랫동안 담당해 온 송재용 교수, KAIST에서 서울대로 스카우트 된 박남규 교수, 홍콩과기대에서 6년 연속 최고 강의상을 수상했던 최종학 교수 등이 포진해 있다.
딱딱한 이론교육을 거의 없애고 모든 강의를 사례와 토론 중심으로 이끌어가는 것도 해외 유명 MBA와 다르지 않다.
여기에 실제 해외 기업의 경영현장 등을 방문하도록 한 스터디 투어의 활성화는 짧은 1년짜리 코스의 수준을 한층 업그레이드시키고 있다.
지난해 10월 3박4일간의 일정으로 홍콩을 방문했던 투어의 경우, 세계적인 금융회사들의 홍콩 본부와 컨설팅회사, 고가 마케팅을 벌이는 글로벌 브랜드 기업 등을 찾았고 홍콩에서 활약하는 서울대 경영대 출신 선배들과의 인적교류 기회도 마련됐다.
서울대 MBA과정의 국제화도 단연 국내 최고 수준이다.
미국 남부의 하버드대로 불리는 듀크대와의 공동학위제가 대표적이다.
MMS 복수학위 과정은 경영학 석사 과정에 있는 학생에게 특정 전공 분야의 학위를 추가로 주는 제도로 일종의 심화과정이다.
서울대 MBA를 수강하는 학생 중 듀크대에서 MMS 과정을 밟으면 서울대 MBA 학위와 듀크대 MMS 학위를 동시에 받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컬럼비아대·장강대·베이징대 등 엄선한 해외 유명대학들과만 방문학생 및 스터디 투어 프로그램을 맺고 있다.
NYU 학생들을 위한 별도의 맞춤형 수업인 '한국에서 비즈니스하기(Doing Business in Korea)'도 향후 개설할 예정이다.
MBA과정 홍보를 맡고 있는 최종학 교수는 "중국과 베트남 인도 등 아시아권뿐만 아니라 미국과 유럽 학생들을 끌어들여 문화적 다양성을 최대한 극대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그러나 단순히 구성원을 지역별로 배분하는 것이 아니라 각 지역에서 최고 수준의 학생들과 교수진만을 선별해 서울대 MBA과정과 접목한다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서울대는 13일 오후 5시 서울 역삼동 리츠칼튼호텔에서 MBA2기 설명회를 열고 오는 4월2일부터 5월4일까지 홈페이지(http//gsb.snu.ac.kr)를 통해 원서교부 및 접수를 실시한다.
이번 설명회에는 기업체 실무경력 5년 이상인 중간급 간부들을 위해 올해 초 개설된 JEMBA(junior Executive MBA)도 포함된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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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곽수근 서울대 경영대학원장
"단순히 학생수 늘리기 보다 세계 최고 인재육성에 주력"
"학교별 전체 평가를 제외하고 대학 내에서 세계 랭킹에 이토록 민감한 부분은 '비즈니스스쿨'이 유일할 겁니다.
그만큼 한국 경영학석사과정(MBA)이 직면한 도전과 글로벌 경쟁은 치열하다는 뜻입니다."
올초부터 서울대 경영대학원을 책임지고 있는 곽수근 원장(54·사진). 그는 한국형 비즈니스스쿨의 상황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해외 유수의 MBA와 경쟁해서 국내외 우수 인력을 끌어들일 수 있느냐가 최대 관건이라는 의미다.
곽 원장은 "1994년 중국 상하이에 설립된 CEIBS(차이나·유럽인터내셔널 비즈니스스쿨)도 짧은 역사와 4000만달러라는 투자금액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다"며 "한국형 MBA의 성과도 규모가 아니라 탁월한 질적 수준을 보여주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중국도 허허벌판에서 저 정도 해내는데 우리는 더욱 절박하다"고 덧붙였다.
서울대 경영대학원은 지난해 8월 말 본격적으로 출범시킨 글로벌MBA(G-MBA) 과정과 올초 시작한 JEMBA(Junior Executive MBA) 과정에 각각 50명씩 총 100명의 재학생을 두고 있다.
국내 MBA 학비가 개인당 평균 2000만~4000만원대인 점을 감안하면 학교측으로서는 규모가 작은 비즈니스스쿨이 결코 반갑지만은 않은 상황.
그러나 곽 원장을 비롯해 서울대 경영대학원의 철학은 확고하다.
곽 원장은 "MBA는 교수와 학생 간 교류, 학생끼리의 분임토론이 활발한 가운데 끊임없이 역동적으로 문제해결 방안을 고민해야 하는 매우 상호적인(inter-active) 교육과정"이라며 "온라인 MBA 과정이나 경험이 부족한 상태에서 시작되는 대규모 오프라인 강좌를 믿지 않는다"고 못박았다.
곽 원장은 "기업에서 단체로 직원들을 위탁하는 경우 (학교가) 무리해서 유치하지 않는 것이 그런 이유에서다"라며 "수적으로 많은 입학생을 유치하는 것보다 졸업 후 능력향상 및 연봉인상 측면에서 얼마나 인정받을 수 있는 우수한 인재를 만들어내느냐가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곽 원장이 꼽는 서울대 경영대학원의 경쟁력 강화 방안은 무엇일까.
그는 국내 MBA가 국제화와 한국화를 동시에 추진할 것을 제안했다.
곽 원장은 "일단 한국이 아시아의 중심점이 돼야 한다"며 "미국에서 MBA를 따야만 몸값이 올라가던 시대에서 세계 각 지역 중심으로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 유수 비즈니스스쿨에서 가르친 경험이 있는 50명의 서울대 교수진과 18명의 외국인 초빙교수들까지 합치면 서울대 경영대학원 강사진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빠르면 내년부터 기금교수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경영대 소속 외국인 전임 교원수를 30명까지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적 콘텐츠 개발에 대한 복안도 내놓았다.
곽 원장은 "삼성 포스코 LG필립스 등 대표 기업의 사례연구를 장기적으로는 우리가 독창적으로 연구해 만들어내야 한다"며 "한국 기업의 성패와 한국 MBA는 밀접한 관련이 있고 외국 학생들이 한국을 배우기 위해서는 제발로 찾아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곽 원장은 "국내에서는 MBA 졸업생에 대한 시장규모가 문제"라며 "향후 기업수요와 점차 많은 대학들이 MBA에 뛰어드는 점을 고려할 때 야간 및 주말 MBA 등이 활성화되고 시장 자체가 층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중고 인력을 새로운 인력으로 만들어 산업·금융계에 내놔야 의미가 있는 것"이라며 "향후 국내에서는 약 10%만이 진짜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교육과정으로 살아남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
해외 명문대 학생도 엄격한 선별 교류
캐나다 토론토대학에서 학부과정을 마치고 국내의 한 IT업체에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던 이동환씨(31). 직업을 바꾸려는 생각에서 지난해 8월 서울대 경영대학원 글로벌MBA(G-MBA) 과정에 입학했다.
지난주는 2학기를 마치고 맞은 1주일간의 휴식 기간. 그러나 그는 거의 매일 학교에 나와 팀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미국에서는 통상 2년이 소요되는 MBA과정을 단 1년 만에 마치다 보니 학업 스케줄은 빡빡하기 그지없다.
2학기까지 3주는 수업을 듣고 나머지 한 주는 시험을 치르는 일정이 계속돼왔다.
3학기부터는 일종의 전공에 해당하는 심화 선택과목을 듣게 된다.
이씨는 "고등학교 3학년생들보다 공부를 훨씬 더 할 만큼 정신없다"면서도 "그러나 교육의 질적 수준이 결코 낮지 않다"고 강조했다.
국내 최대의 명성을 자랑하는 서울대 경영대학원이 개설한 MBA과정은 올 8월 처음으로 졸업생을 배출한다.
이들은 지난해 50명 정원에 161명이 지원해 3.2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합격했다.
연세대 고려대 성균관대 등 일제히 출범한 6개 한국형 토종 MBA들 중 입학 경쟁률이 가장 높았다.
합격자의 기업체 평균 근무경력은 5.6년. 경영·공학·법학·사회학·경제학·과학·인문학 등 다양한 학사학위를 가진 지원자 중 한국인 42명, 해외 국적자 8명이 선발됐다.
전체의 36%인 18명은 아예 미국 컬럼비아대 조지워싱턴대 미시간대 베이징대 등 해외 유수 대학을 다닌 인재들이다.
그런데도 서울대 MBA과정은 혹독하기만 하단다.
대부분 국내외 투자은행이나 컨설팅사, 대기업 등을 목표로 하며 전문 분야도 인적자원관리(HRM), 금융투자, 글로벌 마케팅, 회계 등 다양하다.
서울대 MBA의 특징은 한국의 울타리를 벗어나 철저하게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 있다는 것. 전체 과정이 영어로 진행되는 만큼 일단 영어가 능숙하지 않으면 따라가기 힘든 것은 당연하다.
무엇보다 서울대 MBA의 최대 자랑은 강사진. 미국의 와튼·컬럼비아·프린스턴·NYU(뉴욕대)·예일·코넬대학과 프랑스의 인시아드 등에서 초빙된 교수들이 포함돼 있다.
예를 들면, 기업가치평가를 강의하는 듀크대학의 캐서린 쉬퍼 교수는 미국회계학회장을 역임하고 회계학 분야의 최고 학술지인 'Journal of Accounting Research'의 편집장을 10년 이상 역임한 권위자다.
글로벌 전략을 가르치는 이브 도즈 교수는 현존하는 경영학자 중 글로벌 경영전략 및 기업혁신 분야에서 최고 석학으로 꼽히는 학자로서 2001년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HBS) 출판부를 통해 펴낸 '글로벌 기업에서 초국적 기업으로:지식기반 경제에서 살아남는 법'은 세계 유수 기업 최고경영자들에게 필독서가 되고 있다.
국내 서울대 교수진도 만만치 않다.
미국 컬럼비아대 MBA 강의를 오랫동안 담당해 온 송재용 교수, KAIST에서 서울대로 스카우트 된 박남규 교수, 홍콩과기대에서 6년 연속 최고 강의상을 수상했던 최종학 교수 등이 포진해 있다.
딱딱한 이론교육을 거의 없애고 모든 강의를 사례와 토론 중심으로 이끌어가는 것도 해외 유명 MBA와 다르지 않다.
여기에 실제 해외 기업의 경영현장 등을 방문하도록 한 스터디 투어의 활성화는 짧은 1년짜리 코스의 수준을 한층 업그레이드시키고 있다.
지난해 10월 3박4일간의 일정으로 홍콩을 방문했던 투어의 경우, 세계적인 금융회사들의 홍콩 본부와 컨설팅회사, 고가 마케팅을 벌이는 글로벌 브랜드 기업 등을 찾았고 홍콩에서 활약하는 서울대 경영대 출신 선배들과의 인적교류 기회도 마련됐다.
서울대 MBA과정의 국제화도 단연 국내 최고 수준이다.
미국 남부의 하버드대로 불리는 듀크대와의 공동학위제가 대표적이다.
MMS 복수학위 과정은 경영학 석사 과정에 있는 학생에게 특정 전공 분야의 학위를 추가로 주는 제도로 일종의 심화과정이다.
서울대 MBA를 수강하는 학생 중 듀크대에서 MMS 과정을 밟으면 서울대 MBA 학위와 듀크대 MMS 학위를 동시에 받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컬럼비아대·장강대·베이징대 등 엄선한 해외 유명대학들과만 방문학생 및 스터디 투어 프로그램을 맺고 있다.
NYU 학생들을 위한 별도의 맞춤형 수업인 '한국에서 비즈니스하기(Doing Business in Korea)'도 향후 개설할 예정이다.
MBA과정 홍보를 맡고 있는 최종학 교수는 "중국과 베트남 인도 등 아시아권뿐만 아니라 미국과 유럽 학생들을 끌어들여 문화적 다양성을 최대한 극대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그러나 단순히 구성원을 지역별로 배분하는 것이 아니라 각 지역에서 최고 수준의 학생들과 교수진만을 선별해 서울대 MBA과정과 접목한다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서울대는 13일 오후 5시 서울 역삼동 리츠칼튼호텔에서 MBA2기 설명회를 열고 오는 4월2일부터 5월4일까지 홈페이지(http//gsb.snu.ac.kr)를 통해 원서교부 및 접수를 실시한다.
이번 설명회에는 기업체 실무경력 5년 이상인 중간급 간부들을 위해 올해 초 개설된 JEMBA(junior Executive MBA)도 포함된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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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곽수근 서울대 경영대학원장
"단순히 학생수 늘리기 보다 세계 최고 인재육성에 주력"
"학교별 전체 평가를 제외하고 대학 내에서 세계 랭킹에 이토록 민감한 부분은 '비즈니스스쿨'이 유일할 겁니다.
그만큼 한국 경영학석사과정(MBA)이 직면한 도전과 글로벌 경쟁은 치열하다는 뜻입니다."
올초부터 서울대 경영대학원을 책임지고 있는 곽수근 원장(54·사진). 그는 한국형 비즈니스스쿨의 상황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해외 유수의 MBA와 경쟁해서 국내외 우수 인력을 끌어들일 수 있느냐가 최대 관건이라는 의미다.
곽 원장은 "1994년 중국 상하이에 설립된 CEIBS(차이나·유럽인터내셔널 비즈니스스쿨)도 짧은 역사와 4000만달러라는 투자금액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다"며 "한국형 MBA의 성과도 규모가 아니라 탁월한 질적 수준을 보여주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중국도 허허벌판에서 저 정도 해내는데 우리는 더욱 절박하다"고 덧붙였다.
서울대 경영대학원은 지난해 8월 말 본격적으로 출범시킨 글로벌MBA(G-MBA) 과정과 올초 시작한 JEMBA(Junior Executive MBA) 과정에 각각 50명씩 총 100명의 재학생을 두고 있다.
국내 MBA 학비가 개인당 평균 2000만~4000만원대인 점을 감안하면 학교측으로서는 규모가 작은 비즈니스스쿨이 결코 반갑지만은 않은 상황.
그러나 곽 원장을 비롯해 서울대 경영대학원의 철학은 확고하다.
곽 원장은 "MBA는 교수와 학생 간 교류, 학생끼리의 분임토론이 활발한 가운데 끊임없이 역동적으로 문제해결 방안을 고민해야 하는 매우 상호적인(inter-active) 교육과정"이라며 "온라인 MBA 과정이나 경험이 부족한 상태에서 시작되는 대규모 오프라인 강좌를 믿지 않는다"고 못박았다.
곽 원장은 "기업에서 단체로 직원들을 위탁하는 경우 (학교가) 무리해서 유치하지 않는 것이 그런 이유에서다"라며 "수적으로 많은 입학생을 유치하는 것보다 졸업 후 능력향상 및 연봉인상 측면에서 얼마나 인정받을 수 있는 우수한 인재를 만들어내느냐가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곽 원장이 꼽는 서울대 경영대학원의 경쟁력 강화 방안은 무엇일까.
그는 국내 MBA가 국제화와 한국화를 동시에 추진할 것을 제안했다.
곽 원장은 "일단 한국이 아시아의 중심점이 돼야 한다"며 "미국에서 MBA를 따야만 몸값이 올라가던 시대에서 세계 각 지역 중심으로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 유수 비즈니스스쿨에서 가르친 경험이 있는 50명의 서울대 교수진과 18명의 외국인 초빙교수들까지 합치면 서울대 경영대학원 강사진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빠르면 내년부터 기금교수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경영대 소속 외국인 전임 교원수를 30명까지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적 콘텐츠 개발에 대한 복안도 내놓았다.
곽 원장은 "삼성 포스코 LG필립스 등 대표 기업의 사례연구를 장기적으로는 우리가 독창적으로 연구해 만들어내야 한다"며 "한국 기업의 성패와 한국 MBA는 밀접한 관련이 있고 외국 학생들이 한국을 배우기 위해서는 제발로 찾아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곽 원장은 "국내에서는 MBA 졸업생에 대한 시장규모가 문제"라며 "향후 기업수요와 점차 많은 대학들이 MBA에 뛰어드는 점을 고려할 때 야간 및 주말 MBA 등이 활성화되고 시장 자체가 층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중고 인력을 새로운 인력으로 만들어 산업·금융계에 내놔야 의미가 있는 것"이라며 "향후 국내에서는 약 10%만이 진짜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교육과정으로 살아남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