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장로 상권은 광주광역시 도심의 옛 전남도청 바로 앞에 자리잡고 있다.

도심에서는 충장로 상권,신흥 상권에서는 상무지구 상권이 대표격이다.

1985년 영주지구 개발을 시작으로 95년 신세계백화점,98년 롯데백화점 현대백화점 등 대형 유통업체들이 도심에 잇따라 들어서면서 상권이 확대되는 계기를 맞았다.

그러나 2004년 광주시청이 서구의 상무지구로 이전하고 지난해 전남도청이 목포 남악신도시로 옮겨가면서 충장로 상권이 빛을 바랬다는 푸념이 상인들 사이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충장로 상권은 아직 건재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광주 전역에서 10대와 20대들이 무리를 지어 모이는 곳은 충장로가 유일한 까닭이다.


충장로는 버스나 지하철로 접근하기 쉬운 데다 금남로를 사이에 두고 광주 최대 학원가가 형성돼 있다.

이에 따라 하루 20만~30만명에 달하는 유동인구가 이 상권 안에서 북적댄다.

방학이나 공휴일에는 상권 안 도로를 지나다니는 행인들의 어깨가 부딪칠 정도다.

상권을 크게 구분하면 충장로 1∼3가에는 패션점 쇼핑몰 음식점 주점 등이 문을 열고 있다.

충장로 4∼5가에는 예단과 귀금속 등을 파는 혼수용품 가게들과 100여곳의 화랑이 밀집해 있다.

지난 2일 충장로 상권 메인거리에 있는 광주우체국 주변은 평일 낮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서울의 신촌 일대를 방불케 할 정도로 붐비고 있었다.

10·20대 젊은이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와 '이프유' 쇼핑몰 1층 선물잡화점은 발 디딜 틈조차 없었다.

"광주에서 제일 싸고 예쁜 것만 모아놨어요.

한번 보고 가세요." 메인거리 도로변에 위치한 액세서리 전문점 '호박씨'의 한 직원이 소리 높여 손님몰이를 하고 있었다.

이 액세서리 전문점은 주로 5000∼4만원대의 목걸이와 반지 귀고리 등을 팔고 있다.

5평 규모로 점포 시세는 보증금 4000만원에 월세 150만원 수준.'호박씨' 점주는 "10대 손님을 공략하지 못하면 망할 수 있어 그들이 원하는 신상품을 언제나 매장에 갖춰놔야 한다"며 "여자들 사이에서 충장로는 '예쁘게 꾸미러 오는 곳'으로 소문나 있다"고 말했다.

하루 100여명의 손님이 찾아 하루 평균 200만원을 벌고 있다는 게 매장 관계자의 설명.

광주우체국 맞은편에 있는 여성 캐주얼 매장 '양파'는 한 달 평균 1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일본식 디자인 의류를 철저히 벤치마킹한 이 매장의 옷 가격은 2만∼4만원대.점포 시세는 보증금 1억5000만원,보증금 1억원,월세 1000만원 수준이다.

류형우 양파 사장은 "단골손님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까닭에 신상품이 나오면 바로 알려줘 단골손님을 꾸준히 유지해 나간다"고 말했다.

1년 전 문을 연 남성 보세의류 매장 '딴지나라'도 월 평균 9000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매장 사장이 직접 일주일에 한 번씩 서울에 올라와 동대문 의류상가를 샅샅이 뒤져 1020세대에 인기를 끌 만한 옷들을 사들인다.

최동주 딴지나라 부장은 "하루에 300명 정도의 손님이 오는데 바지 값은 5만∼6만원이고 캐주얼 티셔츠 등은 3만원대"라며 "3∼4년 전보다 경기가 나쁜 게 사실이지만 광주 전역을 통틀어 충장로가 그래도 나은 편에 속한다"고 밝혔다.

외식업종이 주로 몰려 있는 충장로 3가의 '밥콘서트'는 퓨전 음식점이다.

조도영 밥콘서트 사장은 "이 일대는 고전적 스타일의 음식점이 아닌 바나 호프점이 일반 음식점과 결합한 퓨전 스타일이 인기"라며 "매장 규모는 70평 정도로 보증금 1억원에 월세 500만원 수준으로 하루에 500명가량의 고객이 온다"고 말했다.

이곳 역시 주로 젊은층을 상대로 하는 장사라 객단가(1인당 소비지출액)가 5000원 안팎으로 낮은 편이다.

지하 1층에 들어 있는 45평짜리 카페 '카샤'는 20·30대 직장인이 주 고객이다.

카샤의 한 관계자는 "의외로 직장인들이 갈만한 곳이 드물어 충장로에 나오는 직장인이 이곳을 만남의 장소로 이용하며 한 달 평균 4000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저녁시간이 되면서 충장로 상권은 대학생과 퇴근길 직장인들이 몰리면서 말 그대로 불야성을 이뤘다.

지난해 3월 문을 연 밀러타임은 이 상권에서 유명한 '레스트-호프집(레스토랑과 맥주집 성격이 혼합된 업소)'이다.

주중 하루 평균 고객 수는 300명이지만 주말엔 600명 정도로 늘어난다.

한 달 매출은 8000만원 정도이며 월세는 600만원 수준.방효상 밀러타임 사장은 "손님들이 조금이라도 편하게 놀 수 있게 칸막이 방을 따로 마련하는 등 서비스 차별화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장성호/이미아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