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제과는 지난해 7월 차세대 초콜릿 제품으로 불리는 '드림 카카오'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시장에 선보이자마자 대박 행진을 이어가면서 '자일리톨 껌'에 이은 또 하나의 '효자 상품'이 됐다.

경쟁업체들은 침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미 카카오'(오리온),'엔젤 카카오 73'(해태제과) 등으로 뒤따라갔지만 '드림'이란 상표 이미지를 그대로 베낄 수는 없었다.

롯데제과가 '드림카카오'를 상표 출원하면서 '카카오 드림'과 '꿈의 카카오'를 함께 출원했기 때문.

식음료업계에 방어상표 출원이 활발하다.

성공한 제품의 이미지(상표)에 경쟁 회사의 '미투(me too)' 제품이 무임승차하는 걸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반영하는 것.'몸이 가벼워지는 시간 17차'로 차음료 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남양유업은 제품 출시 1년 전인 2004년 '남양 1차'에서 '남양 99차'까지 상표를 모두 등록했다.

통상 건당 상표등록 비용이 50만원이므로 5000만원을 투자한 셈.

남양유업 관계자는 "상표는 재산권인 만큼 비용으로만 볼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출원에서 등록까지는 8~9개월이 걸린다.

롯데칠성음료는 '2% 부족할 때'의 방어상표로 지난해 '2% 남을 때' '2% 채워줄 때' 등을 출원했다.

1994년 내놓은 식혜음료 '잔치집'을 보호하기 위해서 '시골집' '처가집' 등도 따로 만들었다. '오늘의차'를 위해선 '에브리차'로 보호막을 쳤다.

빙그레는 아이스크림 '요맘때'를 방어하기 위해 '그맘때' '이맘때'를 상표 등록했다.

해태음료는 지난해 5월 '과일촌 아침에 사과1개'를 내면서 '과일촌 빨간 사과1개'를 함께 출원했다.

웅진식품은 '아침햇살'을 위해 '아침햇쌀' '아침요정'을,'내사랑유자C'를 위해 '내사랑금자' '내사랑미자'를 각각 방어상표로 출원했다.

종종 좋은 상표를 선점하기 위해 경쟁 회사끼리 숨막히는 '시간 싸움'도 벌인다.

지난해 4월 CJ㈜는 식초음료 '미초'를 상표 출원하면서 방어를 위해 '아름다운초'를 같이 출원했다.

그런데 출원한 지 나흘 뒤 L사가 '미초' 출원을 시도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전해졌다.

간발의 차이로 '상표 도둑'을 막기는 했지만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남궁 덕 기자 nkd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