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에 이어 외화와 한국영화 간의 불평등 부율(극장과 투자배급사의 수익배분 비율) 문제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외화와 극장 간의 부율은 6 대 4인데 비해 한국영화와 극장 간 부율은 5 대 5다.

이를 외화와 한국영화 5.5 대 극장 4.5로 바꾸자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스크린쿼터(한국영화의무상영일수)가 지난해부터 절반으로 축소되고 이번 FTA협상에서도 '현행유보'로 결정되는 바람에 외화와 한국영화가 완전경쟁 체제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이준동 한국영화제작가협회 부회장(나우필름 대표)은 3일 "한국영화산업 합리화를 위해 부율은 반드시 조정돼야 한다"며 "조만간 협회 차원에서 관련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제작가협회 측은 한국영화 부율을 외화처럼 6 대 4로 바꿔줄 것을 극장 측에 요구했다.

한국영화 편당 관람객이 외화를 앞지르는 상황에서 외화 부율이 한국영화에 비해 높은 것은 시장논리에도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온 극장 측도 지난해 비공식 경로를 통해 5.5 대 4.5 방안을 제시함으로써 합의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는 지난해 적자 규모가 1000억원에 달한 투자배급사들과 수익 감소를 겪고 있는 극장 측이 모두 수용할 수 있는 대안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유인택 기획시대 대표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해 말 부율 조정 문제 등을 포함한 영화업계 불공정 거래 관행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며 "극장 측도 이제는 협상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제작가협회는 영화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불법복제 근절 운동,제작비 10억원 낮추기,입장료 인상 등을 본격 추진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