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솔이 공격 경영을 재개하며 '몸집 불리기'를 본격화하고 있다. 2000년 6월 한솔PCS를 KTF에 매각한 뒤 '수성'으로 일관해오다 7년 만에 경영 체제를 확 바꾸고 있는 것. 해외에 전자부품 공장을 짓거나 신규사업에 뛰어들고,제지와 연관된 기업의 인수·합병(M&A)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한솔은 이런 확장을 통해 지난해 3조원대인 그룹 매출을 2010년까지 8조원으로 크게 늘린다는 목표다. 특히 사업 체제를 제지 분야에서는 제조에서 패키지와 물류까지 토털로 제공하는 솔루션 형태로 바꾸고,전자부품소재 분야를 그룹의 새 주력사업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성장의 제1키워드는 전자부품소재

한솔은 우선 한솔LCD를 신 성장동력 회사로 삼아 관련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이 회사는 이를 위해 최근 동유럽 슬로바키아에 LCD부품 공장을 세우기로 하고 자본금 19억원의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슬로바키아 갈란타 지역의 삼성전자 협력업체단지(5만평 규모)에 200억원을 투입해 LCD부품인 백라이트유닛(BLU) 공장을 짓기로 했다"고 말했다.

BLU는 LCD 화면이 일정한 밝기를 유지하도록 해주는 핵심 부품.BLU는 지난해에만 7000억원의 매출을 올려 한솔LCD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한 주력사업이다.

슬로바키아 공장은 내년 초 시제품을 생산하고 삼성전자,소니 등 유럽 현지 LCD패널 업체에 부품을 공급하게 된다.

회사 관계자는 "슬로바키아 공장은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솔LCD는 앞서 신 사업으로 냉음극형광램프(CCFL)사업에 뛰어들었다.

CCFL은 가는 유리관 속에 형광물질이 들어 있고 양끝은 전극으로 밀봉돼 있는 일반 형광램프와 비슷하게 생긴 것으로 BLU 광원으로 가장 널리 쓰인다.

현재 충북 오창에 10개 생산라인을 갖춘 CCFL 전용공장을 건설 중이며 마무리 단계에 이르렀다.

현재 시제품을 생산,삼성전자에 품질인증 단계를 밟고 있다.

양산은 하반기부터.한솔은 "10개 라인이 풀가동할 경우 2768만대의 CCFL을 생산할 수 있으며 올해 매출 446억원,내년 1246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솔은 LCD 분야에서만 올해 지난해(8817억원)보다 13% 증가한 1조원의 매출이 가능하고 내년에는 1조5000억원이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이 경우 내년에는 LCD 분야가 제지를 제치고 그룹의 제1사업으로 거듭나게 된다고 덧붙였다.


◆제지는 토털 솔루션으로 확장

한솔은 현재 그룹 최대 주력 분야인 제지(지난해 매출 1조770억원)에서 패키징과 물류 등 연관 분야로의 진출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한솔은 우선 패키징사업 진출을 위해 30여명으로 이뤄진 태스크포스를 구성,포장 등 관련업체 M&A를 추진 중이다.

패키징사업은 한솔제지가 단순히 종이만 생산하는 단계를 넘어 종이를 이용한 포장사업까지 진출하겠다는 포석이다.

또 3자물류 전문기업인 한솔CSN도 M&A를 적극 추진 중이다.

한솔 관계자는 "M&A가 성사되면 한솔CSN은 2010년 매출 1조원으로 4~5위의 물류회사로 성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솔은 이와 함께 한솔오크밸리의 골프장(현재 63홀)을 99홀로 늘리고 스키장과 연계한 스파 겸용 아쿠아센터 건립도 추진 중이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