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권 大해부-3부 지역상권] (9) 울산 성남동 상권‥아케이드 만든 후 1020세대 다시 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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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성남동 상권은 울산의 중심부를 흐르는 태화강 북쪽에 자리잡고 있다.
태화강 북쪽에는 구도심인 중구 성남동,태화강 남쪽에는 신흥상권인 남구 삼산동이 양대 축을 이루고 있다.
서울로 치면 성남동이 명동,삼산동이 강남역 정도 된다고 할 수 있다.
상권의 중심이 1995년 이후 삼산동으로 옮겨가면서 성남동 일대 상점가와 재래시장인 중앙시장 등이 위기를 맞았다.
죽어가던 성남동 상권은 울산 중구 공무원들과 상인들의 공동 노력으로 2005년 이후 회생의 길을 걷고 있다.
2005년 12월 724m 길이의 아케이드를 설치,성남동 상점가가 하나의 거대한 쇼핑몰처럼 변하면서 유동인구가 다시 늘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성남동은 주로 1020세대들이 즐겨 찾는 젊은 상권이다.
뉴코아아울렛 앞에서 중부소방서 앞까지 이어지는 '젊음의거리 1번가'가 이 상권의 핵심이다.
점포 시세는 1층 10평 기준으로 권리금 5000만~2억원,보증금 5000만원,월세 250만~300만원에 형성돼 있다.
성남동은 젊은 층을 겨냥한 중저가 의류점과 패스트푸드점,카페 등이 주력 업종이다.
주말이면 메가박스,CGV극장,뉴코아아울렛을 중심으로 1020세대들이 성남동으로 몰려든다.
뉴코아아울렛과 스타벅스,맥도날드가 자리잡은 메인 거리를 오가는 유동인구가 하루 10만~20만명을 헤아린다.
뉴코아아울렛 왼쪽 골목에는 32개의 보세 의류점이 밀집한 일명 '보세거리'가 있다.
여성보세 의류점 '민트'의 김미경씨는 "주로 찾는 고객들이 10대,20대"라며 "저렴한 것을 좋아하며 아이쇼핑을 하는 사람들이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민트의 경우 1인당 지출액을 뜻하는 객단가가 2만~4만원으로 낮은 편이며 하루 평균 매출은 30만~40만원 선이다.
유동인구가 많은 주말에는 매출이 평일보다 2~3배 뛰어오른다고 김씨는 덧붙였다.
나이키,리복,티니위니,스프리스 등 유명 브랜드 의류점들도 10~20대가 주 고객이다.
스포츠 의류 브랜드 나이키 매장은 하루 평균 70만원의 매출을 올린다.
주말에는 손님이 1.5배 늘어난다.
판매사원 박미라씨는 "삼산동 나이키 매장은 골프웨어 중심으로 꾸민 반면 성남동은 젊은 고객들을 겨냥해 운동화,모자 등의 스포츠용품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고 말했다.
마루나 스프리스 같은 중저가의 젊은 의류 브랜드들이 상권의 중심부에 형성돼 있는 반면 상권 외곽에는 휴대폰 거리와 미샤,조이너스 같은 중년 여성복 의류 매장들이 둘러싸고 있다.
1020상권인 만큼 맥도날드 같은 패스트푸드점과 이삭토스트,영철버거 등 테이크아웃 음식점들이 장사가 특히 잘되는 편이다.
이삭토스트 성남동점은 전국 이삭토스트 가맹점 중 선두권을 달린다는 게 매장 관계자의 설명이다.
주 고객은 10~20대의 학생들로 오후 4~8시 4시간 동안 올리는 매출이 하루 총 매출의 60%를 차지한다고 한다.
성남동 일대에서는 고깃집처럼 객단가가 높은 대중 음식점보다는 '김밥천국'같은 저렴한 분식점을 더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분식점인 '숟가락젓가락'의 메뉴는 볶음밥이 3500원,햄버그스테이크가 4000원 선이다.
심지어 중고생 특별할인 행사도 벌이고 있다.
쿠킨스테이크는 학생층을 겨냥해 1만원 이하의 저가로 스테이크를 제공한다.
객단가는 8000원 선.2층에 위치한 이 매장은 실평수 50평이다.
매장 관계자는 "평일 오전엔 주부들이 많이 오고 오후엔 10대 후반~20대 초반의 학생들이 많이 온다"고 말했다.
평일 하루 평균 손님 수는 180~240명,주말엔 240~300명으로 늘어난다.
일부 상인들은 "성남동 상권이 10년 전의 활기를 되찾았다고 섣불리 단정지을 수는 없다"고 조심스럽게 진단한다.
구매 단가가 낮아 매출이 적은 데다 이미 높게 형성돼 있는 임대료를 감당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8년째 던킨도너츠를 운영하고 있는 이상일 사장은 "1년 내내 점포들이 리모델링 공사를 하고 있다"며 "대부분 점포들의 라이프 사이클이 1년 정도로 업종 변경이 잦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코바야시'미용실 원장은 "그나마 요즘은 미용실에 들어오는 손님이나 거리를 걷는 손님들이 많아지는 것을 느낀다"며 "죽어있던 상권이 점차 활기를 되찾기 시작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45평의 매장으로 3년째 미용실을 운영 중이며 월세 300만원에 한 달 매출이 2500만~3000만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오픈한 지 3개월 된 여성 의류브랜드 '미샤' 매장 관계자도 "뉴코아아울렛을 중심으로 상권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면서 "백화점이 두 개나 버티고 있어 삼산동에 들어서지 못하는 아울렛 가게들이 성남동으로 몰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성남동 일대가 재개발되고 롯데캐슬 등 주상복합아파트가 들어서면 유동인구가 늘어나면서 상권이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