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머노이드 로봇 '휴보'를 내놓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오준호 교수팀이 시속 20km 속도로 달릴 수 있는 1인용 전동 스쿠터 '세그웨이'를 개발했다. 오 교수팀은 이 세그웨이를 휴보에 적용한다는 방침이어서 조만간 '달리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등장할 전망이다.

오 교수 연구팀은 27일 놀이나 레저용 기구,차세대 운송 수단으로 미국에서 '인터넷에 버금가는 혁명적 발명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세그웨이의 한국판 '휴보웨이'(HUBOway)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세그웨이는 미국 발명가 딘 카멘이 개발한 바퀴가 2개 달린 1인용 탑승기구로 센서를 이용해 균형을 잡는 원리를 갖고 있다.

이에 따라 탑승자가 넘어지지 않으며 몸을 앞으로 기울이면 자동으로 전진하는 시스템이다. 미국에서는 현재 이미 직장인들의 출퇴근용이나 근거리 운송용으로 인기를 끌고 있고 특히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2005년 말 고이즈미 전 일본 수상에 선물하면서 유명세를 탔다.

오 교수팀은 "휴보웨이의 경우 운전자가 자동차 핸들을 돌리 듯 방향 전환을 자유로이 할 수 있도록 설계했고 제작 원가를 크게 낮출 수 있도록(기존 제품의 65% 선) 한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 나와 있는 세그웨이는 방향 전환이 까다로울 뿐 아니라 대당 900만원에 이를 정도로 비싸다. 특히 순간 최대 3마력의 동력을 낼 수 있도록 해 30도 경사의 오르막도 오를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기존 제품은 2마력에 불과하다.

휴보웨이는 최대 시속 20km 속도를 낼 수 있으며 무게는 32kg. 손잡이 높이를 110∼150cm(지면 기준)범위에서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다. 이 장치는 알루미늄과 강철 등을 주 재료로 사용하고 있으며 2시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압축전지를 배터리로 쓰고 있다.

연구팀은 조만간 기업과 협력해 휴보웨이의 상용화에 나서 운송 수단으로 국내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오 교수팀의 최동일 연구원은 "현재 사람을 태우고 달리거나 고정된 물품을 운반하는 실험을 하고 있다"며 "이 실험이 끝나면 이 장치를 휴보에 장착,바퀴다리로 빠르게 달릴 수 있는 로봇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오춘호 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