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페인트 업체들이 현지공장 설립을 통한 해외 진출을 강화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KCC 삼화페인트 노루페인트는 최근 중국 인도 등 해외에 생산법인을 잇따라 설립하고 현지 시장 수요에 대응하는 체제를 갖추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2000년대 초반까지 연평균 8%의 높은 성장세를 보이던 국내 페인트 시장은 최근 4%대를 겨우 넘어설 만큼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며 해외 시장 개척을 통해 활로를 찾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페인트는 부피가 큰데다 액체형태가 많아 국내서 생산,해외로 수출할 경우 물류비 부담이 높고 운송에 따른 위험성도 지니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업체들은 외국의 타깃 마케팅 지역에서 직접 생산해 그 나라는 물론 주변 국가로 공급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

국내 최대 업체로 올해를 글로벌 역량강화의 해로 선정한 KCC가 해외 직진출에 가장 적극적이다.

이 회사는 총 5000만달러를 투입해 현재 인도와 터키에 각각 분체(가루형태) 및 자동차용 도료 생산을 위한 공장을 짓고 있다.

이 공장은 내년 중 완공,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KCC가 이 공장들의 운용을 시작하면 기존 싱가포르와 중국의 쿤산,베이징,광저우 공장을 포함해 총 6개로 늘어난다. KCC 관계자는 "내년 중 6개 해외 생산법인에서 올리는 매출액이 3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삼화페인트는 태국의 업체와 합작하는 형태로 현지에 연간 3000t 생산규모의 자동차 보수용 도료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출자금액 등을 확정하는 대로 건설공사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시장에 집중해 온 삼화페인트는 산둥성 웨이하이에 목공용(나무의 색감을 유지해주는 페인트) 도료생산법인을,장쑤성 지역에 공업용 도료 생산법인을 운영 중이며 지난해 이들 공장에서 약 7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장쑤성 공장은 증설을 검토하고 있다.

중국 상하이에 공장을 확보하고 있는 노루페인트는 연내 중국과 베트남에 합작공장을 추가로 세울 계획이다.

이 회사 이수민 과장은 "국내에서 제품을 만들어 해외로 내보낼 경우 원가에서 차지하는 물류비용이 4%에 이를 만큼 높아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가 쉽지 않다"며 "현지 공장 설립을 통해 이를 해소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조광페인트도 올해 하반기께 베트남 호찌민에 페인트 공장을 설립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