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영을 향해 치닫고 있는 MBC '거침없이 하이킥'의 시청자의견 게시판은 항상 시끌시끌하다.

윤-민, 민-민 지지라인 등 러브라인 에피소드가 방송되면 특히 그렇다.

'완소남' 정일우의 상대역으로 부각되는 나혜미에 대한 적대심도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신예 나혜미는 전학생으로 중간투입이 결정된 후 촬영을 시작하기도 전에 욕부터 먹었다.

극중 ‘윤호’ 정일우와 러브라인을 만든다는 이유로 정일우 팬들의 질투를 한몸에 받았다.

윤호에게 기습키스를 하던 날, '나혜미 키스신'이후 안티팬은 급증했고 나혜미가 감당하기에 힘겨운 악플이 계속됐다.

참다 못한 김병욱 PD는 욕설과 저주가 난무하는 게시판을 보면 심란하다는 심정을 올려 자중을 부탁했다.



[ 다음은 김PD가 올린 게시판 글 원문 ]

막바지 제작의 틈새에 보다 못해 몇자 적습니다. 참 민망하군요..
'007식 철통보안’'결말, 일급비밀’운운 기사는 뭐며 ‘아직 결말이 안 정해졌으니 기대하고 끝까지 본방송을 보라’는 제작 관계자는 또 누군지...

드라마 엔딩은 가급적 유출을 삼가는 게 관례라 그 관례에 따르고 있을 뿐입니다. 무슨 대단한 드라마를, 세상이 깜짝 놀랄 결말을 만든다고 이리 오바를..

욕과 저주가 난무하는 게시판 글들도 참 심란하군요...방송을 보기도 전에 스포만 보고 욕부터 해대는 분들은 또 뭔지..여러분들은 길가다 누군가가 “저 사람 살인자”라고 하면 지목된 사람을 일단 돌로 치고 보시나요?

저희에게 ‘인간으로서의 예의를 묻는다’고 쓴 분까지 있더군요. 솔직히 기가 막혀 웃었습니다. 저의 인사말 밑에 달린 댓글들이나 보시고 인간에 대한 예의를 논하시길...

드라마 라인 하나를 두고 인터넷 공간상에 벌어지는 적의敵意와 소동이 결국 지금 우리사회가 앓고있는 병증 아닐런지..

그동안 진행방향에 대한 요구나 댓글에 왜 대답을 안 하냐고 하셨나요? 대답을 드리지요.

"아무리 허접한 드라마도 시청자의 다수결 의견에 따라 이야기의 방향을 결정하는 일은 없답니다.”

더구나 넷 상의 여론이 전체 시청자의 의견이라고 생각하지도 않구요. 시청자분들 대부분은 이런 프로그램 관련 게시판들이 있는지도 모르시지 않을까요?

'거침없이 하이킥'은 이제 열흘 후면 종영합니다..

끝날 때가 되니까 아쉬운 마음이 더하네요. 제작을 하는 저희도 방송을 보며 웃고 울은 적이 많았답니다.

맑은 미소와 흐린 우수를 동시에 지닌 윤호.. 눈물 연기가 늘 깊은 울림을 주는 민호.. 표정 연기의 대마왕 순재원장님.. 귀여우신 문희여사님.. ‘아우라’란 이런 것임을 보여준 해미여사.. 언제나 푸짐하고 푸근한 준하씨.. 까칠하지만 마음 따뜻한 매력남 민용선생.. 사랑스러운x2의 서선생.. 눈물 흘릴때 유난히 처연하고 예쁜 신지.. 나날이 성장하는 연기파 범이..자체발광을 하듯 예쁜 유미.. 은근히 귀여운 찬성이.. 은근히 웃기는 박간.. 은근히 인기 많은 유간.. 은근히 매력있는 나혜미.. 은근히 잘생긴 이형사.. 그리고 귀여운x100의 준이에 이르기까지..

이 사랑스러운 캐릭터들은 이제 열흘 후면 다시보기의 박제된 시간 속에서 밖엔 볼 수 없습니다.

이제 긴 비행을 끝내는 '거침없이 하이킥'

마음을 열고 그 랜딩을 축하해주시길..

방송으로 나갈 '거침없이 하이킥'의 엔딩은 미완이며 어찌보면 여러분이 마음속에 그리셨던 수많은 엔딩중 하나일 뿐이랍니다. 여러분 각자가 그리시던 아름다운 결말은 여전히 여러분 가슴 속에 살아 먼 훗날 '거침없이 하이킥'에 대한 소중한 추억으로 간직되길 빌며...

2007년 7월 3일 연출자 김병욱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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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월 동안 시청자들을 울고 웃긴 '거침없이 하이킥'은 13일 종방을 앞두고 있다.

시청자들은 '하이킥 보면서 정말 재미있었는데 종방이 얼마 안 남아 아쉽다'라는 내용으로 종방에 대한 아쉬움을 표현하고 있었다.

정리가 거의 되어가고 있는 러브라인에 대해서는 아직 분분한 의견이 오고가고 있다.

'김PD님 힘내세요'라며 마음고생이 심했을 연출자에 대한 격려도 잊지 않았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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