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학·석·박사 학력 위조 사실이 잇따라 공식확인되면서 도마위에 올랐던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 신정아(35)씨의 거짓말 행각이 속속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신씨는 그동안 서울대 미대 동양화과를 중퇴한 뒤 미국으로 가서 1994년 캔자스대(The University of Kansas)에서 서양화와 판화를 복수전공해 학사학위(BFA)를, 1995년에는 경영학석사(MBA)를 받았고 2005년 예일대에서 미술사로 박사학위(Ph.D.)를 받았다고 자신의 학력을 소개해왔다.

이런 화려한 이력으로 30대 중반의 젊은 나이에 동국대학교 교수로 임명되기도 했다.

이렇게 승승장구하던 그녀의 '위조 학력'이 드러나게 된 것은 예일대에서 그녀를 본적이 없다는 의혹이 일어나면서부터.

대학 당국은 11일 오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신씨의 학력이 모두 거짓말이었음을 확인했다.

신씨는 캔자스대에 1992년 봄학기부터 1996년 가을학기까지 5년을 다니긴 했지만 3학년을 끝으로 학부를 그만두었으며 주장해왔던 바와 같이 서울대, 캔자스주립대 경영대학원, 예일대 조사결과 이들 학교에는 아예 입학한 사실조차 없었다.

결국 확인된 그녀의 최종 학력은 고졸인 상태.

이런 드라마같은 일이 어떻게 일어날수 있었을까.

신씨의 학력이 가짜라는 얘기는 지난해 말부터 미술계에 파다했다고 전문가들은 전했다.

더욱 대담하게도 신씨는 매우 유명한 논문을 자신의 진짜 박사논문인양 동국대에 제출해 임용이 되기도 했다는 점.

이런 대담한 거짓말 행각과 도덕 불감증 때문에 각종 미술 관련 게시판에는 신정아씨를 가리켜 `예술계의 여자 황우석'이라고 부르는 이들도 있다.

이번 사건을 둘러싸고 동국대와 광주비엔날레 사무국은 신씨의 위조학력과 논문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은데 대한 책임을 피할 여지가 없어보인다.

이번 사태와 관련 광주비엔날레 측은 12일 오전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최근 한국외대에 재학중인 '미수다' 출연자 준코가 강사에게 성희롱을 당해 대학의 이미지가 실추되었던데 이어 이번에는 학력 미검증으로 동국대학도 사면초가 입장에 놓이게 됐다.

동국대학교 홍보팀 관계자는 한경닷컴과의 전화인터뷰를 통해 "신씨는 지난 6월 25일 사직서를 이미 제출한 상태이며 학교 규정에 따른 파면절차를 늦어도 8월말까지 끝낼 것"이라고 밝혔다.

보도를 접한 네티즌들은 미술계에서 벌어진 엄청난 사기극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아시아의 대표 미술축제라는 광주비엔날레에서 이렇게 허술한 검증으로 인력을 뽑아왔다니 어이가 없다'며 안타까워 했다.

한경닷컴 이미나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