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수익은 안 났지만 자본시장 역사에 남을 거래를 잘 치러내 뿌듯합니다."

'외국 기업 상장 1호'로 관심을 집중시킨 중국 3노드의 주식 공모(2~3일)가 1조2000억원이 넘는 시중자금을 모으며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상장주간사를 맡은 신영증권의 임종성 법인사업본부장(전무)은 "전례가 없어 유관기관들과 규정ㆍ절차를 만들어가며 일을 진행했다"며 "일반 상장보다 시간이 두 배 이상 걸렸고 준비도 복잡해 수익성은 별로지만 선진 증시로 가는 초석을 마련한 것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이번 상장은 케이맨군도에 역외지주회사를 설립한 뒤 상장 주식 액면가를 처음으로 달러로 표시했으며 국제 회계 기준을 따르는 등 까다로운 과정을 거쳤다.

또 모든 자료는 중국어 영어 한국어로 동시에 만들었다.

이런 복잡한 문제들을 논의하기 위해 작년 4월 주간사 계약 체결 후 임 전무와 실무자가 수십번이나 3노드 본사가 자리잡은 중국 선전 현지를 드나들었다.

임 전무는 쟁쟁한 대형 증권사들이 투자은행(IB) 부문에 '올인'하고 있는 상황에서 1호 상장의 주역이 된 이유에 대해 "오랫동안 시장과 투자자들의 신뢰를 쌓아온 덕분 아니겠느냐"고 밝혔다.

3노드도 오래된 외국인 고객이 소개해줘 서로 믿고 거래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신영증권은 회사 설립 후 36년간 한번도 적자를 낸 적이 없을 정도로 보수적인 경영으로 유명하다.

'잘 모르면 안 한다'는 불문율을 지킨 결과다.

하지만 이번 상장건에서 보듯 신영증권은 변화를 시작했다.

임 전무는 "빠르게 변화하는 자본시장에서 '잘 모르면 안 한다'는 불문율은 이제 부끄러운 말"이라며 "환경 변화에 대응해 2005년부터 IB부문을 전략적으로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시작한 지 2년에 불과하지만 그간 쌓아온 실력과 신뢰가 있는 만큼 벌써 성과가 만만찮다.

구조화채권 판매액이 1조2000억원으로 1위며 자산담보부 채권(CBO)펀드에서 월등한 실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