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인터넷과 연결된다 ‥ 남북주민 채팅할 날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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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인터넷 국가도메인(.kp)을 갖게 되면 북한은 온라인상으로 사실상 개방의 길을 가게 된다.
초기단계부터 인터넷이 전면 개방되진 않겠지만 북한정부와 기업들은 우선적으로 전 세계와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지역에 있는 국내 업체와의 인터넷 연결도 점칠 수 있다.
향후엔 중국처럼 국가가 일부 사이트와 주요 검색어를 차단하는 통제프로그램 속에서 북한주민들이 외국사이트에 접속하고 채팅하는 모습도 그려볼 수 있다.
북한은 그동안 '.kp'를 갖기 위해 내부적으로 꾸준히 인터넷망을 구축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3년 체신성 산하 조선체신회사가 국내인터넷망(인트라넷)을 일부 지역에서 구축했으며 2004년부터 북한정부의 공식 포털사이트인'내나라'(www.kcckp.net)를 유럽도메인으로 시험적으로 운영해왔다.
북한의 정치,관광,무역,예술,역사풍속 등의 내용을 볼 수 있다.
특히 개방을 위한 마무리단계로 능라방화벽이라는 보안시스템을 개발했다는 소식도 있다.
2005년부터 자국내부망(인트라넷)에서 '과학기술전시관' 사이트(www.stic.ac.kp)와 '의학과학정보센터' 사이트(www.icms.he.kp)를 개설했다.
민간부문보다 비교적 통제가 쉬운 과학과 경제부문쪽 개방을 우선시 하는 경향을 읽을 수 있다.
북한이'.kp'를 갖더라도 활발히 이용할 수 있는 인터넷 기반이 충분한지도 관심거리다.
북한은 세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인터넷을 개방하지 않은 국가이지만 광케이블이 일부 깔려 있고 PC방도 있다.
북한 주민들은 북한 내부에서만 서로 연결되는 인트라넷을 이용해 낮은 수준의 사이버 공간을 만들어 놓은 상태다.
북한 내에 도메인 등록위임 기관이 정해지지 않고 국제인터넷주소관리기구(ICANN)의 승인이 없어 외부와 불통인 상태일 뿐이다.
제한적인 수준이지만 인트라넷상에서 이메일과 채팅,게임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일반가정용 인터넷망은 여전히 후진국 수준이다.
반면 외국인을 상대로 한 PC방도 있다.
세계식량계획(WFP) 평양사무소가 운영하는 PC방과 평양의 대사관 구역에 한국의 인터넷업체인 훈넷이 만든 PC방이 대표적이다.
또 평양시 만경대 지역의 지하철 광복역 앞에 자리한 첨단기술서비스센터의 PC방에는 100대의 컴퓨터가 설치돼 있다.
2003년 9월 '남북 인터넷 기반 구축을 위한 학술세미나'에서 호주와의 인터넷 실험연결도 했었다.
한국인터넷진흥원은 북한이 도메인 등록대행 사업을 통해 적잖은 달러를 벌어들일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진흥원 관계자는"도메인 등록 사업이 시작되면 북한에서 약 8만개에서 10만개의 도메인이 '.kp'로 등록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는 100만개에 달하는한국의'.kr'도메인이나 8000만개에 달하는'.com'(닷컴) 도메인보다 적은 숫자이지만 도메인 등록대행업에 나설 경우 등록 대행비를 챙길 수 있다는 것이다.
서재철 닷아시아 이사는 "통상 후진국일수록 등록 대행비가 비싼데 북한의 경우 1개 도메인당 한국돈으로 5만원 이상으로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도메인은 공짜가 아니라 유료로 등록한다.
서 이사는 "북한의 인터넷 개방은 외부에서 북한에 대한 접근을 용이하게 한다는 관점에서도 의미있는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이 개방되면 북한 주민의 삶에도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 당국이 사사건건 통제할 가능성이 있지만 인터넷 속성상 세계와의 접촉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고경민 성공회대학교 경영유통연구소 연구위원은 "인터넷은 남북한이 서로 가까워지는 데 필요한 시간과 노력을 단축시킬 수 있는 훌륭한 매개체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