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미래의 일이 현재 일어나는 유일한 나라다'

'디지털의 미래를 보고 싶다면 한국을 보라.'

통신 분야 유명 컨설턴트인 토미 야호넨(핀란드)과 짐 오렐리(아일랜드)는 최근 영국에서 출간한 '디지털 코리아(퓨처텍스트 발간)'라는 책에서 한국을 이렇게 표현했다.

이들은 '서울은 디지털 열반(니르바나)의 세계'라고 썼다.

한국 정보기술(IT)의 비약적인 성장 배경으로 '빨리 빨리 문화'를 꼽았다.

이 책은 '미래가 이미 존재하는 한국'이란 화두로 시작한다.

한국의 각 분야 디지털 보급률을 미국 영국 독일 일본 등 세계 여러 나라와 비교하며 한국을 '디지털 월드 리더'로 꼽았다.

100% 가까이 광대역망으로 진화된 인터넷을 비롯 100메가비트급의 인터넷 확산,빠른 이동멀티미디어방송(DMB) 보급,100%에 근접한 카메라폰과 75%에 달하는 3세대 이동통신 보급률 등을 사례로 꼽았다.

디지털 행사 참석차 서울에 온 토미 야호넨은 22일 "유럽 사람들에게 한국 이야기를 하면 공상과학소설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할 때가 많다"며 "한국 업체도 자신들이 얼마나 컨버전스 분야에서 앞서 있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야호넨은 "지난해 초 영국 고객사에 한국의 아바타 비즈니스 모델을 추천해 큰 성공을 거둔 것을 계기로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며 "한국에는 선진국에도 없는 비즈니스 모델이 헤아릴 수 없이 많아 아예 책을 쓰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 때부터 틈만 나면 한국에 들러 새로운 IT 서비스를 체험했다.

이번에 출간한 책에서는 싸이월드 미니홈피,넥슨의 카트라이더,엔씨소프트의 리니지 시리즈 등을 사례로 들며 디지털 소비자인 '커뮤니티 세대(C세대)'를 분석했다.

한국의 전자정부와 지능형 홈 서비스 등을 토대로 미래 생활상을 설명하기도 했다.

공동저자인 짐 오렐리는 "한국을 소개하는 책이지만 서방에는 미래에 관한 책"이라며 "미국 영국 핀란드에서 한국을 벤치마킹하는 사례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저자들은 한국의 디지털 인프라가 비약적으로 발전한 배경으로 한국의 '빨리 빨리 문화'와 일에 대한 열정를 꼽았다.

단시간에 경제와 사회의 형식을 모두 디지털로 전환할 수 있었던 동력이라는 설명이다.

한국과 일본을 비슷하게 평가하는 서구의 기존 시각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좁은 내수 시장에 안주한 일본과 달리 삼성,LG,엔씨소프트 등 한국 기업들은 디지털 모델을 해외에 전파하며 글로벌 성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또 한국의 디지털 신드롬을 10년 내에 따라잡을 나라는 없다고 단언했다.

야호넨은 "나는 컨설턴트이기 때문에 책을 많이 팔아 돈을 벌고 싶은 생각은 없다"며 "이 책을 통해 디지털 선진국 한국을 가장 잘 아는 '미스터 코리아'로 불리고 싶다"고 얘기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