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가 확정한 '2020 도시기본계획'은 수정구·중원구 등 구시가지 재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이곳이 그동안 분당신도시와 판교신도시 개발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만큼 주택 재개발사업과 역세권 개발을 활성화해 정체됐던 도심기능을 활성화하겠다는 복안이다.

이에 따라 분당과 구시가지 접경 지역에 조성되는 47만㎡ 규모의 중원구 여수동 신행정타운과 모란역세권 등이 유망 지역으로 부상할 전망이다.성남시는 앞으로 생활권을 각각 분당과 판교가 축이 된 분당권·판교권·구시가지 등으로 3분화해 2020년까지 14조원 규모의 경제권으로 성장,서울의 위성도시가 아닌 지식을 기반으로 한 수도권의 거점도시가 되겠다는 구상이다.


성남시의 3대 생활권별 면적은 △분당생활권 34.56㎢ △판교생활권 65.8㎢ △구시가지 41.46㎢ 등이다.판교생활권이 면적은 가장 크지만 이곳은 판교신도시(937만6000㎡)를 제외한 나머지 대부분 지역이 그린벨트와 보전용지로 묶여있고,분당은 이미 '제2의 강남'으로 불릴 만큼 개발이 거의 끝난 지역이어서 향후 개발은 구시가지 생활권에 집중될 전망이다.

현재 구시가지는 노후 주택단지가 밀집해 있어 제대로 된 도심기능을 수행하기가 어려운 상태다. 성남시는 이를 타개하기 위해 수정구·중원구의 노후 밀집 주택단지 297만998㎡를 26개 구역으로 나눠 3단계에 걸쳐 4만7000여가구의 아파트로 재개발하는 도시주거환경정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01년부터 시작된 1단계 사업은 진도가 많이 늦어 현재 중동3구역(4만217㎡)과 단대구역(7만5352㎡)만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상태다. 성남 구시가지 재개발은 순환정비 방식으로 앞단계 사업에서 지어진 신규 주택에 뒷단계 사업 시행으로 이주해야 하는 주민이 임시로 거주하는 형태로 추진된다.

신행정타운은 구시가지 개발의 핵심으로 앞으로 크게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된다.이곳에는 2010년까지 신청사,시의회,검찰청 등 공공청사는 물론 4068가구의 국민임대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지리적으로도 성남시 심장부에 위치해 있어 분당·판교·구시가지 등 3개 생활권을 아우르는 개발축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행정타운 개발을 계기로 국내 최대의 재래시장인 모란시장이 위치한 모란역세권 개발도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이 일대는 최근 들어 대형 상업시설과 주상복합 건물이 속속 들어서면서 상권이 팽창하고 있다. 성남시는 모란역세권이 지하철 8호선과 분당선의 환승역인 데다 판교~구리 간 고속도로,외곽순환도로,분당~수서 간 고속화도로 등 교통 요충지에 위치하고 있는 장점을 살려 상업시설 확충 등 신행정타운과 연계한 개발에 주력할 방침이다.

성남시는 2020년 인구를 114만명으로 잡고 이들이 이용할 주택 상가 산업단지 등을 짓기 위해 개발이 가능한 시가화용지를 현행 26.3㎢(796만평)에서 33.4㎢(1010만평)로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수정구 고등동,신촌동 일원 등 20가구 이상이 모여 살고 있는 19개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우선 해제지역은 단독주택과 전원주택 위주의 쾌적한 주거용지로 개발된다.19개 지역은 대부분 수정구에 집중돼 있으며 총 면적은 136만7600㎡에 달한다. 이와 함께 도시 확장에 대비해 1.5㎢(45만3000평)를 시가화예정용지로 새로 편입했다.

성남시는 전체 면적의 81%가 녹지 및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있는 데다 분당·판교신도시 개발로 인해 시가화예정용지가 다른 지자체에 비해 작은 편이다.

현재 시가화예정용지로 선정된 곳은 신행정타운이 조성되는 중원구 여수동과 판교신도시 남단에 위치한 분당구 대장동 등 두 곳이다. 이 중 100만㎡ 규모의 고급 전원주택단지 조성 등 개발청사진이 마련됐던 대장동 일대는 사전 개발정보 유출 등으로 현재 개발이 보류된 상태지만,향후 부동산시장 여건에 따라 개발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