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펀드 시장의 절대 강자는 미래에셋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올 들어서만 전체 펀드자산 증가액(41조8328억원) 중 29%에 달하는 12조1090억원의 자금을 유치했다.

펀드 총 설정액은 무려 32조원이며 여기에 운용 수입을 합한 순자산 총액은 48조원에 이른다.

자산운용 업계 2위인 삼성투신운용(순자산 25조원)을 큰 격차로 따돌리며 부동의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미래에셋의 이 같은 급성장은 발군의 운용 성적 덕분이다.

예를 들어 간판 펀드의 하나인 '미래에셋차이나솔로몬1'은 최근 1년간 167%의 수익률을 기록,중국펀드 가운데 가장 수익률이 높다.

'미래에셋디스커버리주식형'도 1년 수익률이 85.53%,'미래에셋인디펜던스2'도 1년 수익률 74.41%로 최상위권 성적을 냈다.

미래에셋의 이 같은 경쟁력은 어디서 비롯되는 것일까.

시장을 궤뚫어 보는 박현주 회장이나 구재상 사장 등의 안목도 안목이지만 보다 근본적으론 미래에셋만의 독특한 '공동운용시스템'에 더 주목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미래에셋은 천문학적 자금의 수익률을 관리하기 위해 '투자전략위원회'를 운영한다.

이 위원회에는 구 사장과 리서치본부장,팀장급 이상 펀드매니저 등이 참석해 운용 전략과 모델 포트폴리오를 결정한다.

이 회의에서 치열한 토론을 거쳐 모델 포트폴리오가 결정되고 투자 대상 종목이 확정되면 각 펀드매니저들은 선택된 종목의 70% 이상을 반드시 투자해야 한다.

나머지 30% 정도는 매니저가 자율적으로 투자할 수 있다.

미래에셋은 또 매니저들 간 치열한 경쟁시스템을 구축했으며 개별 매니저의 특성에 맞춰 담당 펀드를 적절하게 교체해주고 있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투자전략위원회의 결정 사항을 펀드매니저들이 잘 이행하고 있는지에 대한 상시 점검이 이뤄지고 있으며 통상 모델 포트폴리오에 편입된 종목의 80% 이상이 개별 펀드에도 편입돼 있다"며 "매니저의 자율성을 떨어뜨린다는 지적도 있을 수 있지만 효율적인 위험 관리와 대규모 자산의 수익률 관리를 위해 집단 의사결정시스템을 발전시켰다"고 설명했다.

스타 매니저에 의존하지 않고 집단 의사결정을 하는 이런 시스템 덕분에 미래에셋은 올초 대표 펀드매니저였던 박건영씨가 IMM투자자문 대표로 자리를 옮겼지만 국내 펀드 수익률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런 공동운용시스템은 홍콩과 싱가포르에 설립된 현지법인에도 성공적으로 뿌리를 내렸다는 평가다.

미래에셋은 공동운용시스템을 발전시켜 해외 법인에 흩어져 있는 여러 펀드매니저가 공동으로 한 상품을 운용하는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KorChindia 포커스7' 펀드의 경우 미래에셋의 한국 매니저,싱가포르의 인도담당 매니저,홍콩의 중국담당 매니저가 공동으로 투자 의사결정을 내리며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