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단위 손님 겨냥 샤브샤브ㆍ모듬찜 등 고급 메뉴로 승부

[Q] 저는 인천 가좌동의 진주아파트 502동 단지 내 상가에서 창업을 준비하고 있는 윤계원(57)입니다.

지금은 외국계 IT업체에 다니고 있는 사위가 될 김진만씨(32)와 동업을 할 생각입니다.

김씨는 제 딸과 결혼하고 캐나다로 이민갈 계획입니다.

제 딸 부부는 현지에서 창업할 예정으로,국내에서 창업경험을 쌓게 해주자는 차원에서 함께 음식점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김씨는 국내에서 조리기술을 배워 캐나다에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식당을 창업하고자 합니다.

김씨는 3∼5년 정도 음식점 운영 노하우를 익힌 뒤 이민을 갈 예정으로,캐나다에서 시장조사를 한 결과 한국식당들이 장사가 잘되는 것을 보고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합니다.

가게는 제가 소유한 상가건물에 위치해있습니다.

이 건물 내 132㎡ 규모의 점포로 상업용도지만 지금은 개조해 주거용으로 쓰고 있습니다.

이 공간을 다시 상가로 복원해 창업하려고 합니다.

창업 경험을 쌓게 한다는 차원에서 김씨에게 3000만원의 보증금에 월 160만원씩 임차료를 받기로 했습니다.

점포 외곽에 정원으로 활용할 공간도 확보돼 있어 잘 꾸미면 지역 명소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김씨는 인테리어와 창업비용으로 8000만원 정도는 투자할 여력이 있습니다.

이민생활을 위해 요리기술 습득이 목적이므로 가급적이면 프랜차이즈업종은 배제하고 싶습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AS팀장을 해왔기 때문에 고객들을 위한 서비스에는 자신 있다고 합니다.

캐나다에서는 해물요리가 장사가 잘되는 것을 보았는데 이 지역에서 해물요리 전문점이 적합한지,아니면 어떤 업종이 현 입지여건에서 어울릴지 전문가의 조언을 듣고 싶습니다.

창업비용은 얼마나 들고,적절한 인테리어 방향,그리고 창업시 유의할 사항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요.

◆ 상권과 입지는

검증된 아파트 단지 상권, 큰길 뒤편이라 시선 못끌어


인천 서구에 위치한 가좌동은 산곡동과 더불어 대표적인 아파트형 주거단지입니다.

전체 가구의 70% 이상이 아파트입니다.

같은 단지에 1000가구 이상이 거주하고 있어 소비의 동질화가 강한 편입니다.

이 때문에 인천에서는 보기 드물게 평당 임대료가 2500만원을 웃돌고 10평 남짓한 1층 점포의 권리금 역시 가좌시장 주변을 중심으로 1억원 이상 형성될 정도로 구매력이 검증된 상권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의뢰인이 보유한 상가건물은 주 동선에서 비껴나 외곽로에 위치한 데다 대로변이 아닌 후면에 입지하고 있어 가시성은 떨어집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아파트단지 입구와 연결돼 있고 주변단지와의 거리 역시 걸어서 5분 정도로 본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 입지적인 불리함을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배후세대인 인근지역은 인구밀도가 높은 데 비해 주변에 가족외식을 할 만한 큰 점포가 별로 보이지 않습니다.

1차 상권인 500m 이내 지역에서는 올해 초부터 대부분의 한식업소 또는 분식업소 20여곳이 삼겹살과 고깃집으로 대거 업종전환을 했습니다.

중저가 업종들이 선전하고 있는 지역입니다.


◆ 창업 걸림돌은

주변상가 최근 영업 부진 … 음식점 운영경험도 없어


동업자 모두 장사에 대한 경험이 없다는 점이 입지에 대한 부담을 가중시킬 가능성이 높습니다.

음식점은 기술과 노하우는 물론 철저한 고객중심의 서비스 정신을 갖추지 않고서는 성공 가능성이 높지 않기 때문입니다.

또 미래에 대한 목표와 현실적인 목표 사이에 괴리가 있는 것도 문제입니다.

앞으로 캐나다에서 될 만한 아이템을 하고 싶지만,정작 이 아이템이 지금의 입지에서 통할까 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캐나다와 인천에서도 동시에 성공할 수 있는 아이템을 고르기는 쉽지 않습니다.

미래에 대한 목표가 확실하다면 당장은 수익을 내기보다 경험과 자신감을 쌓는 데 주력해야 하지만 정작 예상 이하의 결과가 나온다면 미래에 대한 희망보다는 좌절감이 더욱 클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아파트 단지 내 상가들이 편의점이나 치킨점 등 한두 곳을 제외하고는 영업부진을 겪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같은 건물 내 1층 대로변 방향에 추어탕,2층에 돼지갈빗집이 세 들어 있습니다.

의뢰인이 이 건물의 소유주기 때문에 경쟁업종을 하기는 곤란하다는 한계도 있습니다.

◆창업 전략 이렇게

전원주택같은 아늑한 분위기 연출 ‥ 부녀회 이용 입소문 내라

일반적으로 찾아오기 어려운 입지일수록 단가가 높은 메뉴선정 원칙은 기본입니다.

회전율보다는 마진율에 승부를 걸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외지일수록 기본메뉴에 추가메뉴를 세팅화해 단가를 높이는 전략이 유효합니다.

방문고객 역시 일단 찾아오기가 번거롭기 때문에 한 끼 때우기 식의 구매패턴을 보이지 않아 이 같은 전략이 먹혀들 수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넓지는 않지만 정원을 조성해 편안한 전원주택이나 별장에 놀러온 것 같은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단순히 배를 채우는 데 그치지 않고 편안함과 아늑한 느낌을 갖도록 인테리어를 해야 합니다.

아파트단지 주부들의 성향을 감안한다면 남성 중심의 진한 맛으로 혀끝을 자극하기보다는 대화가 가능하고 깔끔함을 살릴 수 있는 메뉴를 선택하는 게 좋습니다.

우선 해물 샤브샤브 전문점을 추천할만합니다.

의뢰인이 선호하는 해물요리일 뿐 아니라 여성고객들에게 인기를 끄는 업종입니다.

샤브샤브는 객단가도 높은 편입니다.

점심메뉴로는 5000∼6000원대의 샤브 칼국수를 선보여 접근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동태찜과 동태탕 그리고 모듬 해물찜 정도를 묶어 해물요리 전문점을 선택해볼 수도 있습니다.

다만,이 경우에는 주변 경쟁점과의 차별화를 위해 양을 푸짐하게 하거나 단가를 조금 낮추는 차별화전략이 필요합니다.

돌솥밥과 쌈밥 혹은 보쌈도 중년 여성층이 선호하는 메뉴로 검토해볼만 합니다.

몸에 좋은 다양한 쌈과 함께 해물이나 고기 또는 야채 등을 토핑한 돌솥밥과 훈제오리 훈제삼겹살 떡갈비 등의 쌈밥 보조메뉴나 보쌈을 구성한다면 가족 단위 외식으로도 인기를 끌 수 있습니다.

쇠고기 전문점의 경우 숯불구이로 인한 환기시설,닥터시설 등의 시설비가 들어가는 것은 물론 주민들의 환경에 관한 민원이 예상됩니다.

가시성이 부족하기 때문에 창업 초기부터 공격적인 홍보가 필요합니다.

아파트 부녀회를 통해 홍보를 지원받고 단체 마일리지 적립이나 사은품을 제공하는 전략도 고려해볼만 합니다.

또 일시적인 전단지 배포 정도가 아니라 정기적이면서도 다양한 홍보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대로변에서도 쉽게 보일 수 있도록 간판을 세우고 외부에서도 메뉴와 내부이미를 쉽게 느낄 수 있도록 이를 간판에 잘 표현해야 합니다.

창업비용은 의뢰인의 가족이 인테리어 경험이 있어 직접 인테리어를 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132㎡ 규모의 점포 내부시설비는 3000만원 선에 그칠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주방기물 1000만원,간판 및 출입구와 조경 공사 1000만원,집기 및 가구 500만원,초도 상품비 500만원,홍보 및 인쇄물 비와 예비비를 포함해 1000만원 등 총 투자비용 7000만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창업 초기엔 손님이 비교적 적을 것으로 보고 인력구성을 주방에 2명,식당 홀에 2명의 종업원으로 구성하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인건비는 500만원 정도로 책정하고 시설에 대한 감가상각비 등을 적용하면 손익분기점은 월 1318만원으로 30일 기준 하루 43만9000원의 매출을 올려야 합니다.

객단가를 8000원으로 가정할 경우 하루에 평균 55명의 고객이 와야 합니다.

테이블당 2.7명을 기준으로 하면 하루 최소 20테이블 이상 유지해야 합니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


[ 컨설팅에 도움주신 분 ]

△최재희 연합창업컨설팅 대표
△기영환 중기청 자영업지원팀장
△박민구 맛깔컨설팅 본부장
△이현승 한국 실행창업센터 대표


[중기청ㆍ한경 공동 자영업 컨설팅]

중소기업청과 한국경제신문사는 자영업자들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자영업 무료 컨설팅’사업을 공동 추진합니다。고민을 알려주시면 창업컨설턴트,변호사,회계사,상권분석가 등 각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컨설팅 봉사단 자문위원들이 매장을 실사한 뒤 문제점을 진단,해결책을 제시합니다。상담접수는 한경 창업센터(www.hankyung.com/changup,02-2264-2334)로 하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