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환율 900원 붕괴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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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그룹들은 해마다 10월에 내년도 원.달러 기준환율 및 유가,금리 등의 가이드라인을 확정한 뒤 각 계열사들로 하여금 이를 기준으로 매출과 영업이익 등을 설정하는 내년도 사업계획을 수립토록 하고 있다.
사업계획 수립 후 거시경제의 흐름에 따라 가이드라인을 미세하게 조정하는 경우는 있지만,대개 이 가이드라인은 애초부터 보수적으로 잡기 때문에 크게 바뀌는 경우는 드물다.
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 등으로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치면서 기업들이 확정한지 한달도 채 안된 가이드라인을 잇따라 수정하고 있는 것.특히 전자,자동차 등 환율이 경영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수출 기업들의 금융팀 실무자들은 요즘 밤잠을 설쳐가며 수정 작업을 거듭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지난달 내년도 원.달러 기준환율을 925원,유가(두바이유 기준)는 67달러로 설정했다.
하지만 이후 환율과 유가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변동하자 최근 1차 수정에 들어갔다.삼성은 새 가이드라인을 11월말께 확정할 계획이며 원.달러 환율은 800원 후반대,유가는 배럴당 70달러대로 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 관계자는 "과거에는 가이드라인을 일년에 한번 정도 미세하게 조정했지만 근년에 들어서는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워낙 커져 일년에 최소 세번 정도는 수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초 기준환율을 900원으로 잡았던 현대.기아차그룹도 최근 88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달러 약세가 장기 추세로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최악의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김동진 현대자동차 부회장은 최근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환율이 통제력의 범위를 벗어난 만큼 내년에만 비용을 3조원가량 절감하는 방법으로 환율 파고를 헤쳐나갈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처음부터 기준환율을 880원으로 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았지만 이 환율로는 도저히 수익을 맞추기가 어려워 일단 900원으로 잡았던 것"이라며 "결국 880원으로 내려 잡았다는 것은 환율에 따른 수출 채산성이 마지노선에 가까워 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SK그룹도 내년도 기준환율을 920원대로 잡았다가 최근 880~920원으로 수정했다.40원이나 여지를 둔 것은 그만큼 환율을 예상하기가 어렵게 됐기 때문.아예 원점부터 다시 검토해 사업계획을 탄력적으로 짠다는 계획이다.
LG그룹은 이같은 환율 및 유가의 예측불허 상황으로 인해 아직 사업계획을 확정하지 못한 채 지난달부터 내년도 기준환율을 800원대로 상정하고 조정을 거듭하고 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
사업계획 수립 후 거시경제의 흐름에 따라 가이드라인을 미세하게 조정하는 경우는 있지만,대개 이 가이드라인은 애초부터 보수적으로 잡기 때문에 크게 바뀌는 경우는 드물다.
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 등으로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치면서 기업들이 확정한지 한달도 채 안된 가이드라인을 잇따라 수정하고 있는 것.특히 전자,자동차 등 환율이 경영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수출 기업들의 금융팀 실무자들은 요즘 밤잠을 설쳐가며 수정 작업을 거듭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지난달 내년도 원.달러 기준환율을 925원,유가(두바이유 기준)는 67달러로 설정했다.
하지만 이후 환율과 유가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변동하자 최근 1차 수정에 들어갔다.삼성은 새 가이드라인을 11월말께 확정할 계획이며 원.달러 환율은 800원 후반대,유가는 배럴당 70달러대로 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 관계자는 "과거에는 가이드라인을 일년에 한번 정도 미세하게 조정했지만 근년에 들어서는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워낙 커져 일년에 최소 세번 정도는 수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초 기준환율을 900원으로 잡았던 현대.기아차그룹도 최근 88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달러 약세가 장기 추세로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최악의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김동진 현대자동차 부회장은 최근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환율이 통제력의 범위를 벗어난 만큼 내년에만 비용을 3조원가량 절감하는 방법으로 환율 파고를 헤쳐나갈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처음부터 기준환율을 880원으로 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았지만 이 환율로는 도저히 수익을 맞추기가 어려워 일단 900원으로 잡았던 것"이라며 "결국 880원으로 내려 잡았다는 것은 환율에 따른 수출 채산성이 마지노선에 가까워 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SK그룹도 내년도 기준환율을 920원대로 잡았다가 최근 880~920원으로 수정했다.40원이나 여지를 둔 것은 그만큼 환율을 예상하기가 어렵게 됐기 때문.아예 원점부터 다시 검토해 사업계획을 탄력적으로 짠다는 계획이다.
LG그룹은 이같은 환율 및 유가의 예측불허 상황으로 인해 아직 사업계획을 확정하지 못한 채 지난달부터 내년도 기준환율을 800원대로 상정하고 조정을 거듭하고 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