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반찬ㆍ안주 푸짐하게.. 갈빗살 값 확 낮춰서

저는 서울 도봉구 창동역 앞 10층 상가건물 1층에서 쇠고기 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영용(63)입니다.

건축업계에 오래 종사한 뒤 건축 설비 관련 사업을 하다가 외식업에 뛰어들었습니다.

고깃집을 하려면 기술력이 필요하지만 경험 없이도 가능한 체인점을 하면 될 것 같기도 하고,아내가 요리에 관심이 많아 음식점을 창업했습니다.

3개월여 전 문을 열 때만 해도 첫 한 달은 하루 150만원에서 180만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장사가 잘됐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하루 매출이 60만~70만원대로 줄었습니다.

132㎡크기의 가게에 테이블 18개(80석)가 있는데 요즘은 테이블당 객단가가 4만원으로 하루 한 번 회전하는 데 머물고 있습니다.

보증금이 1억원이고 관리비를 포함한 실제 월 임대료는 668만원,종업원이 5명이어서 인건비로만 한 달에 740만원 정도 나갑니다.

아내가 오후 5시께 나와서 식당 일을 도와주고 있지만 우리 부부의 인건비는 고사하고 매달 적자를 보는 상황입니다.

하루 최소 150만원 이상 매출을 올려야 손익분기점에 이를 수 있다고 봅니다.

옆의 횟집만 해도 하루 200만원 이상 매출을 올리고 있고 인근에서 16년간 영업해 온 삼겹살 집도 손님이 매일 북적댑니다.

가게 맞은 편에 있는 치킨호프집에는 20대 고객이 아주 많습니다.

저희 가게는 초기에 많았던 단체 고객도 끊기고 20대 젊은 층도 거의 없는 편입니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인근 대로변 모퉁이에 저가형 쇠고기 전문점이 개업해 매출 타격이 우려됩니다.

가게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인지요.

업종이나 메뉴 변경 등 매출을 늘리기 위한 방안을 알고 싶습니다.



#상권과 입지는

강북서 떠오르는 창동역 상권 낮엔 젊은층ㆍ밤엔 직장인

창동역 상권은 도봉구청이 방학역 근처로 이전하면서 다소 침체가 예상됐지만 오히려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습니다.

신도브래뉴와 북한산아이파크 등 웰빙형 아파트 단지가 대거 입점한 덕분입니다.

특히 창동역이 2년 후면 매머드급 민자 역사로 거듭나 강북 최대의 상권으로 자리 매김할 것이 확실시됩니다.

비록 동부간선도로 중랑천 경원선 등으로 인해 인접 상권인 노원역 상권과 단절돼 있지만 이마트와 농협하나로클럽을 비롯한 대형 유통시설과 탄탄한 아파트단지 배후,서울의 5대 로데오로 불리는 창동로데오가 함께 어우러져 있는 곳입니다.

창동역 상권은 구획상 도봉경찰서 상권과 로데오 상권,이마트 상권과 대단지 아파트가 입주해 있는 창5동 상권 등 창동역을 기점으로 상하좌우 각각 독특한 특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가게는 도봉경찰서 상권과 로데오 상권의 경계 지점에 있습니다.

중ㆍ장년층과 1020가구가 공존하는 곳입니다.

주간에는 젊은 층이,야간에는 직장인을 비롯한 중ㆍ장년층이 주 고객층입니다.

입지 특성상 업종을 결정하기가 쉽지 않은데 젊은 층만을 겨냥한 아이템으로 접근했다가는 야간 매출이 저조하고 그렇다고 중ㆍ장년층만을 상대로 하면 주간 매출이 크게 줄어들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주변 점포 매출이 일정치 않아 다른 상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등락폭이 큽니다.

고객층이 혼재돼 있다는 것은 장점이기도 하고 단점이기도 합니다.

젊은 층과 중ㆍ장년층이 시차를 두고 상권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에 메뉴 구성이나 판매 전략,접객 서비스 태도에도 이에 걸맞은 대응 전략이 필요합니다.

#가게 걸림돌은

가장 잘팔리는 모듬구이 추가주문 막아 매출 손해

1인분에 8000~9000원대 쇠고기 전문점은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하기도 그렇고 중ㆍ장년층을 고객으로 하기에도 어중간합니다.

최근 소비 양극화가 뚜렷한 만큼 어느 한 쪽을 집중 공략한 다음 점차 연령을 확대하는 전략이 유효한데 현재 가격대는 양쪽을 만족시키기에 한계가 있습니다.

특히 최근 유행하는 저가 쇠고기 전문점이 갈빗살 1인분에 5000~6000원대로 형성돼 있는 걸 감안하면 맛이나 세팅 면에서 크게 차별화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합니다.

접대성 목적의 모임으로도 판매 가격대가 어울리지 않습니다.

실제로 동종 업종의 경우 매출 비중이 가장 높은 품목이 갈빗살인 데 반해서 현 매장에선 모듬구이가 가장 많이 팔리고 있습니다.

모듬구이는 추가 매출을 기대하기 어려워 테이블 객단가를 떨어뜨리는 빌미를 제공합니다.

고기를 굽는 데도 문제가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쇠고기는 양념 갈비나 숙성 삼겹살에 비해 맛이 강하지 않고 약간의 누린내가 나기 때문에 참숯과 같은 숯불에 직접 굽는 시스템이 제격입니다.

순간 고온으로 고기를 굽기 때문에 육즙이 살아 있어서 육질도 부드럽고 숯향으로 고기 특유의 누린내를 제거해 주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가게가 사용하는 자연 연소식 로스터는 고기가 쉽게 마르고 숯향이 고기로 배어나오지 못하게 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출입구 바로 앞에 위치한 노상 주차장이 고객들의 출입 동선을 가로막는 것도 문제입니다.

전면의 간판 또한 다른 점포에 비해 다소 안으로 들어간 느낌을 줘 눈에 잘 띄지 않습니다.

가격 대비 적정 원가율도 최대 30%를 넘지 않아야 하는데 최대 40%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개선방안은

숯불 직화로 고기맛 높이고 종업원 서비스質향상을

가격 조정과 고기 굽는 시스템의 개선이 우선돼야 합니다.

매입원가 수준이 있기 때문에 모든 메뉴의 가격을 인하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특정 상품을 미끼 상품으로 활용해 고객의 발길을 적극 유도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개점 100일 기념 등의 행사를 통해 일정 기간 갈빗살을 6000원대로 낮춘다면 매출 증대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체인 본사에 경쟁점 출현을 알리고 매출감소 대책 논의와 함께 미끼 상품의 가격인하 공급 등을 요청하기 바랍니다.

미끼 상품을 정하면 에어 풍선이나 간판 천갈이 등을 통해 고객들에게 저렴하고 부담 없는 업소라는 점을 알려야 합니다.

동시에 일단 베푸는 자세로 밑반찬이나 보조 안주를 푸짐하게 내놓는 것도 검토해 볼 수 있습니다.

고기 굽는 시스템을 과감히 교체하는 것도 맛의 질을 높임으로써 부진을 만회할 수 있는 길이 될 수 있습니다.

이미 상향식 덕트 시설이 있기 때문에 고기 굽는 시스템 역시 상향식으로 바꿔야 합니다.

쇠고기는 삼겹살에 비해 기름기가 적어서 자연 연소식이 아니라 직접 불에 굽는 방식으로 교체하는 게 좋습니다.

의뢰인 스스로가 고기에 대한 사전 공부를 철저히 해야 합니다.

가맹점이기 때문에 본사의 규정대로 장사하면 되겠지 하는 생각으로는 다른 경쟁 점포에 비해 우위를 점할 수 없습니다.

특히 상차림에 올라가는 기본 반찬의 구성이나 맛도 체인 본사의 자문을 받고 종업원에 대한 조리 교육을 재실시해야 합니다.

접객 서비스 개선도 중요합니다.

쇠고기 전문점은 추가 주문이 많은 편입니다.

친절 서비스로 매출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합니다.

의뢰인을 포함한 근무자들은 체인점 본사에 서비스 교육을 의뢰하든지 해서 돌아가며 실무 교육을 받아야 합니다.

또 인근 경쟁 업소나 모범 점포를 수시로 찾아 다니면서 벤치 마킹해야 합니다.

출입구 바로 앞에 있는 노상 주차장으로 인한 문제는 구청과 해결해야겠지만 우선 주차장 관리요원과 협의해 최소한 점포 출입구 앞쪽이라도 비워 두도록 하는 게 좋습니다.

정리=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

#컨설팅에 도움주신 분

한상민 중소기업청 자영업지원팀장

최재희 연합창업컨설팅 대표

박민구 맛깔컨설팅 본부장

#중기청ㆍ한경 공동 자영업 컨설팅

중소기업청과 한국경제신문사는 자영업자들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자영업 무료 컨설팅' 사업을 공동 시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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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 접수는 한경창업센터(www.hankyung.com/changup,02-2264-2334)로 하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