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존 폴슨 파생상품 투자, '서브프라임의 축복' 2조5000억원 대박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충격은 존 폴슨에게 오히려 축복이었다.

월스트리트 최고의 헤지펀드 매니저로 꼽힌 폴슨은 주택 시장의 거품이 붕괴될 것을 미리 예측하고 신용파생상품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올해 27억달러(약 2조5000억원)를 벌어들였기 때문이다.

29일 블룸버그통신이 선정,발표한 '최고 수익의 펀드 매니저' 1위에 오른 폴슨의 혜안은 서브프라임 파장이 본격화되기 한참 전인 2006년 여름에 빛을 발했다.그는 뜨겁게 달아올랐던 주택시장이 열기를 더이상 이어가지 못할 것으로 확신했다. 거품 붕괴는 필연적이라고 믿었다.

그리고 회사가 파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 드는 신용파생상품인 크레디트디폴트스와프(CDS)를 사들였다. 거품 붕괴로 금융회사나 개인 기업들의 부도가 늘면 CDS 가격이 오를 것으로 봤기 때문. 예상은 적중했다. 그가 운영한 4개의 '신용 펀드'평균 수익률이 올 들어 340%를 기록했다. 손에 쥔 성과급만 11억4000만달러. 또다른 8개 펀드의 보너스까지 합해 총 26억9000만달러를 벌어들였다.

그는 신용평가기관의 분석 자료를 맹신하지 않았다.

폴슨은 "무디스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같은 회사들의 평가에 의존하기보다는 직접 주식을 연구하고 분석했다"며 "평가기관의 잘못된 분석이나 길거리 소문,낡은 투자 모델을 이용하면 뜨거운 맛을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도 맨해튼 86가에 있는 사무실까지 버스를 타고 출근한다.

폴슨에 이어 블룸버그가 선정한 최고 수익의 펀드 매니저 2위에 오른 하빈저캐피털의 필립 팰컨 역시 주택 경기 및 관련 채권 하락 쪽에 돈을 투자해 올해 13억달러를 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시스템매매로 유명한 르네상스테크놀로지의 짐 시몬스는 자신이 운용하는 펀드가 올해 50% 이상의 수익을 기록하면서 10억달러의 돈을 챙겼다.

폴슨과 함께 헤지펀드의 양대 축으로 불리는 케네스 그리핀은 올해 8억3700만달러의 운용 보수를 받아 랭킹 4위에 올랐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