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12월 금리인하를 강력 시사,미국의 추가 금리인하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기 시작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일 보도했다.

관심은 '0.25%포인트냐,0.50%포인트냐'라는 인하폭으로 모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버냉키 의장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경색되고 있는 금융시장 상황이 (실물)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달 재발한 금융시장 동요가 경제 전망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FRB는 이에 대해 유연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밝혀 12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내비쳤다.

미국 유니크레디트의 마르코 애넌지어타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금같은 상황에선 빨리 금리를 내리는 게 바람직하다고 FRB가 강조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오는 1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내다봤다.

제프리스&Co의 국채중개 담당인 톰 디걸로마는 "신용위기가 조성됐지만 FRB에서 안도를 얻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금리가 0.50%포인트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FT는 이미 금리선물 가격에 0.25% 금리인하가 반영돼 있다고 전했다.

또 가격 흐름을 살펴보면 현재 연 4.5%인 미국 연방기금금리가 4%로 0.50%포인트 인하될 확률은 30% 정도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FRB는 지난 9월 이후 두 차례 개최한 FOMC 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하했었다.

최근 발표된 미국 경제지표들도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10월 개인소득과 소비지출은 각각 0.2% 증가했지만 물가 상승 요인을 빼면 개인소득은 감소,소비지출은 보합세에 머물렀다.

물가 상승세도 월가의 예상치에서 벗어나지 않았으며 유가도 다시 90달러 아래로 떨어짐에 따라 금리인하로 촉발될 수 있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도 크게 덜었다.

변동성이 심한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10월 근원 물가지수는 0.2% 상승하는 데 그쳤다.

FT는 이처럼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져가고 있지만 최근 계속된 세계 증시 하락세를 돌이키기엔 아직 역부족이라고 지적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