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태그플레이션 '주의보'] 커지는 인플레 우려 ‥ 물가불안 올해보다 내년이 더 큰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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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시나리오로 우려하던 '가능성'이 마침내 '현실'로 나타나는 것인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등 온갖 악재에 둘러싸여 있던 상황에서 물가 불안마저 터지자 국내 경제가 '물가 불안 속 경기 침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빠져들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중국 등 신흥시장국들의 경기 과열과 전 세계 자산가격 급등을 초래한 과잉 유동성의 역풍이 스태그플레이션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11월 국내 소비자물가가 3.5% 오른 것은 일시적인 요인으로 볼 수 없다.
석유와 곡물 등 주요 원자재 가격 급등과 중국의 물가 상승,장기간 지속된 저금리 여파로 인한 공공요금 인상,그동안 떨어지기만 하던 원화 환율의 상승 반전 등 물가 불안을 부추기는 요인들은 산적해 있다.
이 때문에 올해보다 내년이 더 걱정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공산품 위주 가격 상승
3일 통계청이 발표한 11월 소비자 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3.5% 상승한 것은 등유(8.5%) 휘발유(3.2%) 등 석유류와 금반지(6.7%) 남자 내의(6.4%) 등 공산품의 가격이 상승한 때문이다.
고유가 및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분이 공산품에 반영된 탓이다.
공업제품 가격 상승률은 지난 10월 2.8%에 그치는 등 전체 소비자 물가 상승률보다 낮은 수준에서 움직여왔다.
하지만 최근 중국에서 들어오는 저가 공산품 가격이 많이 올라 물가 상승 압력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바뀌었다.
중국의 소비자 물가는 최근 3개월 연속 6%대의 높은 상승률을 이어가고 있다.
중국의 물가가 오르면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인플레이션 가능성이 커진다.
수입물가는 올해 10월 전년 동기 대비 11.2% 오르는 등 급등세로 이미 접어들었다.
'중국발(發) 인플레' 가능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얘기다.
◆소비자물가 내년이 더 걱정
서민 물가에 직결되는 생활용품과 식음료 등 주요 상품의 가격은 내년에 더 오를 전망이다.
생활용품 업체인 L사 관계자는 "샴푸 치약 세제 비누 등 제품 대부분이 석유 부산물로 만들어진다"며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이 내년에도 지속된다면 제품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고 덤 증정 등의 프로모션 행사도 대폭 축소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음료업계 관계자도 "해태음료와 롯데칠성음료 등이 올 상반기 10% 정도 대형마트 납품 가격을 인상했지만 추가 인상이 불가피하다"며 "오렌지 음료 가격은 조만간 20~30%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10% 선까지 가격을 올렸던 과자와 아이스크림 업체들도 내년 초 추가 인상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점증
문제는 이 같은 물가 불안 요인들이 '수요' 측면이 아니라 '공급' 측면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원유 곡물 등 원자재 가격 상승과 중국 제품의 가격 상승 등 시장에 '공급'되는 제품의 가격이 급등하는 충격이 발생하는 경우 통화당국으로서는 손쓸 방도가 마땅치 않다.
금리를 인상하면 경기가 침체돼 실업률이 높아지는 등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문석 LG경제연구원 상무는 "이번 물가 상승은 수요 측면에서 견인하지 않는 비용 상승 측면의 인플레이션 조짐이 확실하다"며 "지금까지는 원화 환율 하락으로 버텨왔으나 이제는 원화가 약세(환율 상승)로 돌아서 바깥으로부터의 물가 상승 압력의 충격은 전보다 두 배 이상 클 것"으로 전망했다.
현승윤/박동휘 기자 hyunsy@hankyung.com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등 온갖 악재에 둘러싸여 있던 상황에서 물가 불안마저 터지자 국내 경제가 '물가 불안 속 경기 침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빠져들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중국 등 신흥시장국들의 경기 과열과 전 세계 자산가격 급등을 초래한 과잉 유동성의 역풍이 스태그플레이션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11월 국내 소비자물가가 3.5% 오른 것은 일시적인 요인으로 볼 수 없다.
석유와 곡물 등 주요 원자재 가격 급등과 중국의 물가 상승,장기간 지속된 저금리 여파로 인한 공공요금 인상,그동안 떨어지기만 하던 원화 환율의 상승 반전 등 물가 불안을 부추기는 요인들은 산적해 있다.
이 때문에 올해보다 내년이 더 걱정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공산품 위주 가격 상승
3일 통계청이 발표한 11월 소비자 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3.5% 상승한 것은 등유(8.5%) 휘발유(3.2%) 등 석유류와 금반지(6.7%) 남자 내의(6.4%) 등 공산품의 가격이 상승한 때문이다.
고유가 및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분이 공산품에 반영된 탓이다.
공업제품 가격 상승률은 지난 10월 2.8%에 그치는 등 전체 소비자 물가 상승률보다 낮은 수준에서 움직여왔다.
하지만 최근 중국에서 들어오는 저가 공산품 가격이 많이 올라 물가 상승 압력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바뀌었다.
중국의 소비자 물가는 최근 3개월 연속 6%대의 높은 상승률을 이어가고 있다.
중국의 물가가 오르면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인플레이션 가능성이 커진다.
수입물가는 올해 10월 전년 동기 대비 11.2% 오르는 등 급등세로 이미 접어들었다.
'중국발(發) 인플레' 가능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얘기다.
◆소비자물가 내년이 더 걱정
서민 물가에 직결되는 생활용품과 식음료 등 주요 상품의 가격은 내년에 더 오를 전망이다.
생활용품 업체인 L사 관계자는 "샴푸 치약 세제 비누 등 제품 대부분이 석유 부산물로 만들어진다"며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이 내년에도 지속된다면 제품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고 덤 증정 등의 프로모션 행사도 대폭 축소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음료업계 관계자도 "해태음료와 롯데칠성음료 등이 올 상반기 10% 정도 대형마트 납품 가격을 인상했지만 추가 인상이 불가피하다"며 "오렌지 음료 가격은 조만간 20~30%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10% 선까지 가격을 올렸던 과자와 아이스크림 업체들도 내년 초 추가 인상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점증
문제는 이 같은 물가 불안 요인들이 '수요' 측면이 아니라 '공급' 측면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원유 곡물 등 원자재 가격 상승과 중국 제품의 가격 상승 등 시장에 '공급'되는 제품의 가격이 급등하는 충격이 발생하는 경우 통화당국으로서는 손쓸 방도가 마땅치 않다.
금리를 인상하면 경기가 침체돼 실업률이 높아지는 등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문석 LG경제연구원 상무는 "이번 물가 상승은 수요 측면에서 견인하지 않는 비용 상승 측면의 인플레이션 조짐이 확실하다"며 "지금까지는 원화 환율 하락으로 버텨왔으나 이제는 원화가 약세(환율 상승)로 돌아서 바깥으로부터의 물가 상승 압력의 충격은 전보다 두 배 이상 클 것"으로 전망했다.
현승윤/박동휘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