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통계청이 발표한 11월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3.5% 상승한 것은 등유(8.5%) 휘발유(3.2%) 등 석유류와 금반지(6.7%) 남자내의(6.4%) 등 공업제품의 가격이 상승한 때문이다.

반면 농축수산물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신선식품 가격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0.8% 올라 10월(11.6%)보다 오히려 상승폭이 줄었다.

전월 대비로도 7.7% 하락했다.

물가의 수요측 상승압력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4% 올라 안정세를 보였지만 고유가 및 국제 원자재,곡물값 상승 등 비용측 요인이 공산품 가격 등에 반영되면서 국내 물가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11월에도 역시 석유류 제품값은 일제히 올랐다.

하지만 석유 제품값이 꾸준한 오름세를 보이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9월까지 소비자물가는 국제유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2%대의 안정세를 보였다.

하지만 11월 들어서는 공업제품 가격 상승률(전년 동월 대비 4.1%)이 전달보다 눈에 띄게 높아지면서 물가를 밀어올렸다.

'중국발(發) 인플레' 압력이 국내에 본격 반영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공업제품 가격 상승률은 △7월 1.4% △8월 1.4% △9월 1.8% △10월 2.8% 등 전체 소비자물가보다 낮은 수준에서 움직였다.

중국 등지에서 유입되는 저가 공산품이 경기 회복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을 밑에서 붙들었다는 얘기다.

하지만 11월 공산품 가격이 물가상승률을 웃도는 수준까지 치솟으면서,앞으로는 공업제품 가격이 앞장서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릴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국민들의 지출 비중이 높은 152개 품목으로 구성된 생활물가지수 오름폭은 더욱 가파르다.

11월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4.9% 상승,전달(3.9%)보다 1%포인트 상승폭이 커졌다.

9월 이후 생활물가는 전체 소비자물가가 오르는 속도보다 두 배 빠르게 상승하고 있어 이제 막 되살아날 조짐을 보였던 내수 시장이 위축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다만 지난달 집세는 전년 동월 대비 1.9% 상승하는 데 그쳐 전달(1.8%)에 이어 안정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말께 전·월세 가격 상승폭이 워낙 컸던 데 따른 기저효과에다 최근의 부동산 시장 하향 안정세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물가불안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재정경제부는 '소비자물가 동향 및 대응방향'이라는 자료를 내고,"국제유가 및 곡물 가격 상승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면서 12월 소비자물가도 3%대의 상승률을 보일 전망"이라고 밝혔다.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