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사업부별 분사를 통해 악화되는 경영환경을 돌파할 계획입니다." 지난해 사상 최고의 실적을 올린 기쁨을 즐길 여유도 없어 보였다.


서울 역삼동 사무소에서 만난 조기송 강원랜드 사장은 "지난해 강원랜드 방문객이 처음으로 340만명을 돌파했고 사상 최대매출을 기록했다"며 "하지만 좋을 때 미래를 대비하지 않는 기업은 비전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무슨 대책이 있느냐는 질문에 "사업부별로 자생력을 갖춰야 한다"며 분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예를 들면 스키장과 하이원호텔 골프장 등을 한데 묶어 '하이원레저'라는 별도 법인으로 만들고 게임산업 등 신규 사업을 추진하는 부문도 독립시키겠다는 구상이다.

또 내년 개장 예정인 새 호텔은 컨벤션센터로 만들어 독립시킬 계획이다.조 사장은 "사업 단위별로 경쟁력을 갖춰야 기업 전체의 경쟁력이 커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수익성 측면에서 카지노에 높은 의존도를 보이는 구조적 문제점을 해결해 보겠다는 것이다.

강원랜드는 스키장 개장 효과 등에 힘입어 2007년 매출은 1조원을 돌파하고 영업이익도 4000억원을 웃돈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하지만 신규 호텔 및 테마파크 개장과 강원랜드로 이어지는 국도의 완공 등 비약적 성장의 토대가 될 호재가 모두 2009년에 나올 예정이기 때문에 올해는 내실화와 효율화에 집중하겠다는 게 그의 복안이다.

올해 가장 어려운 문제로는 규제를 들었다.그는 "일본 자민당이 최근 카지노 합법화법안을 마련했고 마카오는 대대적 카지노 증설에 나서는 등 국가 간 경쟁이 시작되고 있다"며 "하지만 국내에서는 불법 카지노 단속을 위해 만들어진 사행산업 규제안이 유일한 내국인 카지노인 강원랜드를 향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조 사장은 "이 같은 경영환경을 타개하기 위해서라도 스키장 골프장 테마파크 컨벤션센터 등이 자생력을 갖춰야 한다"며 "카지노를 뛰어넘는 명품 리조트로 변신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년간 강원랜드를 카지노에서 가족형 사계절 리조트로 탈바꿈시켰던 그의 비전은 이제 '먹거리 볼거리 할거리'가 완벽히 갖춰져 접근성이 떨어져도 찾고 싶은 명품 리조트로 옮겨가고 있다.

올해 배당계획에 대해 조 사장은 "지난해 500원을 배당했는데 올해는 사상 최대의 수익을 올린 만큼 그 이상 배당할 계획이지만 금액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향후 명품 리조트로 변하기 위한 투자재원 마련 방도에 대해 그는 "지금은 충분한 잉여자금이 있어 내년까지는 투자가 가능하다"며 "앞으로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할 경우 해외증시에 상장하는 방안도 장기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조 사장은 올해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해외 카지노 투자와 게임업체 인수 등 신성장동력 발굴도 조기에 가시화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강원랜드는 또 싱가포르 태국 러시아 등의 관광객을 대상으로 다양한 패키지 상품을 개발해 국내 관광 수요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