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많이 떨어진 지금이 아시아 시장에 투자할 때입니다."

버나드 림 미래에셋자산운용 싱가포르 법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4일 "아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지역으로 현재의 위기만 넘기면 경제가 다시 활기를 띨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싱가포르 센테니얼 타워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악재로 글로벌 증시가 동반 침체에 빠져 있지만 미래에셋은 아시아 시장 투자 규모를 점차 늘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 싱가포르 법인은 미래에셋의 첫 자체 해외펀드인 '아시아퍼시픽 스타주식형펀드'를 비롯해 3조4000억원의 자산을 운용 중이다.

림 CIO는 아시아 증시가 다시 정상 궤도로 복귀할 것으로 예상하는 이유로 전세계 투자 자금이 모일 곳은 결국 중국 인도 등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연금 제도를 운영 중인 많은 서유럽 국가들은 장기적인 투자처를 찾고 있으며 이들이 가장 선호하는 투자처가 바로 아시아 시장"이라며 "인구 증가율과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는 곳은 아시아뿐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하며 현 조정장을 이용해 중장기적으로 투자하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하지만 "지난 몇년간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연평균 11% 정도였는데 올해는 이보다 낮은 한자릿수를 기록할 것이며 아시아 전체 증시 역시 지난해보다는 급격한 변동성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며 "이는 중국 정부가 의도적으로 경제 성장을 자제하는 정책을 표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림 CIO는 서브프라임 사태로 촉발된 미국의 경기 침체가 아시아 국가들엔 기회라는 분석도 내놨다.그는 "한국 중국 싱가포르 인도의 기관 및 국부 펀드들은 값이 폭락한 미국의 금융기관과 부동산 등에 대해 선별적인 투자를 준비 중"이라며 "아시아 국가들이 세계 경제 시스템에서 더 큰 역할을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정확한 시기를 예측하기는 힘들지만 서브프라임 사태는 조만간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싱가포르=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