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올 들어 0.7%포인트나 급락하면서 은행권이 수익성 악화에 고민하고 있다.

변동금리부 주택담보대출 등 3개월 CD금리에 연동돼 금리가 내려가는 단기 시장금리 연동(변동금리) 자산이 전체 자산의 70%가량을 차지하고 있어서다.지난 연말부터 연 7%에 육박하는 고금리로 20조원이나 조달해 놓은 은행 입장에서는 역마진을 우려해야 할 상황이다.

특히 한국은행이 조만간 콜금리를 내릴 경우 CD 금리의 추가 하락은 불가피한 만큼 은행 수익성 하락은 당분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CD 금리는 지난달 10일 5.89%를 기록한 뒤 급락,이날 5.19%를 기록했다.한 달 보름새 0.7%포인트가 떨어진 것이다.

CD 금리가 떨어지면 은행들은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계속 낮춰야 한다.국민은행의 이번주 대출 금리는 한 달 전보다 0.57%포인트,지난주보다 0.09%포인트 떨어진 연 5.88~7.48%다.

최영한 국민은행 부행장(자금담당)은 "대부분의 은행이 3개월 CD 연동 주택담보대출을 많이 취급하면서 자산의 이자 변동주기는 짧고 부채는 상대적으로 변동주기가 길기 때문에 금리가 하락할 경우 은행이 불리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의 경우 원화대출 자산 173조원 가운데 67%인 116조원이 3개월 변동금리부 대출이다.

이에 반해 은행권의 부채는 1년 이상 만기의 정기예금 등이 많아 시장금리가 떨어져도 당초 약속한 고금리를 계속 줘야 한다.게다가 지난해 말 자금난을 겪은 탓에 지난달까지 특판예금 등을 통해 6% 중반의 고금리로 20조4000억원가량을 조달했다.이 여파로 정기예금에서 연 6.0% 이상의 금리를 줘야 하는 비중은 지난해 12월 20.7%에서 1월 48.4%로 높아졌다.

쉽게 말해 연 6% 중반으로 조달한 자금으로 최저 5%대 후반에 대출해 줘야 하는 상황이 빚어진 것이다.특판예금의 경우 지급준비금,예금보험료 등으로 0.32%를 내야 하기 때문에 은행 마진은 더욱 낮아진다.

이와 관련,증권업계에선 은행별로 1분기 순이자마진(NIM)이 10∼15bp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이준재 한국증권 애널리스트는 "은행들의 3개월 이하 자산부채 구조를 따져 보면 단기 금리의 하락은 은행권 순이자마진에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특히 금리 하락기가 지속될 경우 은행 수익성은 계속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게다가 미국의 경기 침체로 추가 금리 인하가 예상되면서 한국은행의 콜금리 인하 가능성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콜금리가 인하되면 CD 금리도 그만큼 떨어진다.

이 애널리스트는 "한국은행의 콜금리 인하로 CD 금리가 현 수준보다 더 떨어지면 2분기에도 순이자마진이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