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중 경상수지가 11년 만에 가장 큰 폭의 적자로 돌아섰다는 소식은 최근의 물가 급등,소비 둔화 등을 감안할 때 큰 걱정거리가 아닐 수 없다.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지난 1월 경상수지는 26억달러의 적자를 기록,지난해 12월에 이어 두 달 연속 적자행진을 이어갔다.1월 적자는 규모면에서도 1997년 1월의 31억3000만달러 적자 이후 11년 만에 가장 큰 것으로 연초부터 새 정부의 거시경제 운용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게 뻔하다.

경상적자 급증의 주범은 뭐니뭐니해도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이다. 1월 원유수입액은 73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41억달러)에 비해 무려 80% 가까이 늘었다.이 영향으로 1월중 수입증가율은 31.1%로 수출증가율(15.4%)을 두배 이상 앞질렀고 그 결과 상품수지는 전월 4억4000만달러 흑자에서 10억1000만달러 적자로 돌아섰다.해외여행 증가 등으로 서비스수지가 악화일로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경상수지 흑자의 마지막 보루(堡壘)인 상품수지마저 적자로 반전되면서 경상수지가 크게 악화됐다.

문제는 앞으로도 이 같은 상황이 개선될 여지가 별로 없다는 데 있다. 원유 밀 등 원자재 가격이 조속한 시일내에 안정세로 돌아선다면 모르겠지만 현재로서는 그럴 가능성이 크지 않다.그렇다고 무작정 기초 원자재 수입을 억제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게다가 미국의 경기침체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글로벌 달러약세가 다시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경상적자에 따른 환율 상승 효과도 기대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마냥 늘어나는 것을 그대로 방치할 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경상적자 누적(累積)은 경제정책 운용에 여러가지 제약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더욱 우려되는 사안이다.

외환위기 이후 10년 넘게 지속해 온 경상수지 흑자기조가 이제와서 다시 적자기조로 회귀하도록 내버려 둬서는 안된다. 물론 우리가 능동적으로 할 수 있는 대책에는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그러나 정부는 여행 유학을 비롯 불요불급한 분야의 서비스수지 개선 방안부터라도 일단 찾아봐야 한다. 또 상품수지 개선을 위한 추가적인 수출촉진 방안은 없는지 등 경상적자 방어를 위한 다양한 방법을 서둘러 강구해 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