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高)물가 시대에 다이소,에코마트,온리원 등 저가 생활용품 전문점들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그동안 '싼 제품=낮은 품질'로 여겨 거들떠 보지 않던 소비자들까지 천정부지로 치솟는 물가 속에 1000∼2000원대 저가 제품을 앞다퉈 찾고 있기 때문이다.

1000원짜리 머그컵,수세미,뚝배기 등은 한달에 수만개씩 팔려나간다.

저가 생활용품 전문점들은 다양한 균일가 제품 발굴에 적극 나서,물가상승 압력을 상쇄시키는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저가 전문점들 '희색'

저가 생활용품 업체들은 최근 3년 래 최대 호황을 맞았다.

균일가 생활용품 매장 다이소의 수원 남문로 매장은 하루 매출이 지난해 520만원에서 올해는 650만원으로 25% 늘었다.

고객 수 역시 지난해보다 45% 늘어난 1200∼1300명에 달하고,1인당 평균 구매액(실제 구매한 고객 기준)도 40% 증가한 6000원을 웃돈다.

전국에 390개 다이소 매장을 가진 다이소아성산업은 올해 매출 목표를 지난해(1500억원)보다 40% 증액한 2100억원으로 잡았다.

품목별로는 '본 차이나 머그컵'(개당 2000원)이 월 5만개가량 팔리고,'대나무 바구니'(1000원 및 2000원)와 수세미(1000원)도 4만개를 웃돈다.

안웅걸 다이소아성산업 이사는 "경기가 부진하고 생활물가 상승 압력이 거세지면서 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랜드 계열 1000원숍인 에코마트도 올 들어 매출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서울 신도림 에코마트의 1,2월 누적 매출은 42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650만원)보다 58%나 늘었다.

전체 63개 매장의 전체 매출(1,2월)도 작년 동기 대비 25% 늘어난 3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1일부터 다이어리 대전을 시작했고,오는 14일엔 글라스 머그컵 행사를 여는 등 판촉행사도 활기다.

전국에 40개 매장을 운영하는 온리원도 올 1,2월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늘었다.

막대 설탕,뚝배기,무릎담요 등이 매출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12월 신세계몰(www.shinsegaemall.com)에 입점,월 평균 매출이 10%씩 신장하고 있다.

◆가격 인상은 '노(no)'

저가 전문점들도 제품 가격 안정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들 업체는 하나같이 "다른 물가가 올라도 가격 인상은 없다"는 입장이다.

다이소아성산업은 작업공정 단순화,패키지 간략화 등 제조업체와의 긴밀한 협조를 통해 원가 절감을 꾀하고 있다.

가격은 유지한 채 마케팅 확대로 매출을 늘리고 다시 대량 발주로 협력사들의 부담을 줄이는 식이다.

해외 소싱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산과 중국산 제품 비중이 각각 48%,42%였지만 올해는 중국산과 동남아산 비중이 확대될 것이란 게 다이소 측의 설명이다.

에코마트도 MD(머천다이저)들이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저렴한 제품을 납품할 거래처를 찾고 있다.

중간 거래과정을 줄이는 직접 소싱을 통해 싼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