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의 순매도 재개 속에 개인투자자들마저 증시를 떠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4일 코스피지수가 반등에 성공하긴 했으나 시장 체력이 약해 기간 조정을 좀 더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날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의 총 거래대금은 작년 12월28일 이후 최저인 3조8453억원에 그쳤다.지난해 거래대금이 최고치였던 10월11일(10조5597억원)의 35% 수준에 불과하다.

증시 대기 자금인 고객예탁금도 9조원대 아래로 떨어지기 직전이다.지난달 29일 기준 고객예탁금은 9조2849억원에 그쳤다.지난해 10월11일과 비교하면 30.4%나 감소했다.증시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해 주식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신용융자 잔액도 이 기간 19.5% 줄었다.

이 같은 현상은 일반적으로 증시가 추가로 조정을 보일 수 있다는 전제하에 나타난다는 분석이다.증시가 상승하기에 앞서 먼저 거래대금이 늘어나면서 자금이 움직이기 때문이다.

적극적인 매수 주체도 실종된 상황이다.지난달 26일 이후 사흘 연속 순매수한 외국인들은 지난달 29일부터 또다시 순매도로 돌아섰다.

안승원 UBS 영업총괄전무는 "일단 거래량이 줄어든다는 게 전형적인 약세장의 징조"라며 "최근 미국 증시의 거래량도 줄고 있다"고 전했다.기관들도 이날 150억원가량 순매도했다.

외국인의 주가지수 선물 신규 매도로 인해 이날 미결제약정이 10만2527계약으로 늘어난 점도 시장엔 부정적인 신호다.미결제약정은 투자자들이 선물 신규 매수나 신규 매도에 나선 후 포지션을 정리(청산)하지 않은 채 보유하고 있는 물량(계약)이다.지난 1월엔 미결제약정이 10만계약을 넘어선 후 국내 증시가 조정을 보이다 월말엔 연중 최저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심상범 대우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신규 매도로 의해 미결제약정이 10만계약을 넘어선 후에는 주식시장이 조정을 보인 적이 많았다"고 말했다.최근 외국인의 선물 신규매도는 지수 하락을 겨냥한 것이어서 투자심리를 더욱 위축시키고 있다.외국인은 지난달 28일 이후 1만6300계약을 순매도했다.

한편 골드만삭스는 이날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 등을 고려할 때 당분간 코스피지수는 1600~1750선에서 횡보할 것"이라며 "특히 주가 상승을 이끌 모멘텀이 없어 1600선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서정환/김재후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