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환율이 급등하는 것을 바라보는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의 시각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재정부는 환율 급등으로 국내 기업들의 수출이 늘어나 거시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을 기대하는 반면 한국은행은 물가상승을 부채질하는 또 다른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재경부 고위 관계자는 환율 급등에 따른 정부의 시장 개입 가능성을 묻자 "고작 며칠 오른 것 밖에 더 있느냐"며 "이 정도 오른 것을 가지고 대책을 논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단호히 잘라말했다.

그는 "원화 환율은 지난 몇 년 동안 지나칠 정도로 과도하게 떨어졌다"며 "환율 반등 속도가 빠른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국제유가가 급등함에 따라 경상수지가 악화되고 외국인들의 주식 순매도로 외화가 빠져나가면서 환율이 자연스럽게 오르고 있는 것"이라며 "과도하게 떨어졌던 원화 환율이 정상화되는 과정으로 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반면 한은 고위관계자는 "원화 환율이 지나치게 빨리 오르고 있다"며 "시장에서 심리적인 요인이 작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환율이 급격히 오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시장 개입을 통한 미세조정 가능성에 대해서는 "개입한다 안한다 여부를 지금 말할 수는 없다"며 모호한 태도를 보였다.

장기적인 환율 수준에 대해서도 한은은 재정부와 확연히 다른 시각을 드러냈다.

최근의 원화환율 급등은 외국인 주식배당금 급증 등 일시적인 요인 때문이라는 것.한은 관계자는 "단기적인 변동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봐야 한다"며 "2~3개월 또는 6개월 후에는 원화환율이 하향 안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승윤/주용석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