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0만원대 도요타 '캠리' 등 곧 상륙...닛산.미쓰비시도 차종 확대

'렉서스'와 '어코드'를 앞세워 한국 수입차 시장에서 기세를 떨치고 있는 일본 자동차 회사들이 국내 진출 차종을 앞다퉈 확대하고 있다.

도요타는 '렉서스'에 이어 내년 상반기 중 중형 승용차 캠리와 스포츠유틸리티 차량 RAV4 등을 한국에 들여오기로 했고,닛산과 미쓰비시는 9월 진출을 목표로 현재 딜러 선정 등 막바지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도요타의 렉서스,닛산의 인피니티 등 주로 국내 고급차 수요를 겨냥하던 일본 자동차 업체들이 시장 진출의 범위를 대중차 부문으로까지 확대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이들이 향후 들여올 차종은 가격대나 크기가 국산차와 비슷해 국내 자동차 시장에 적지 않은 파장을 몰고올 전망이다.





◆수입차 증가 속 일본 차 상한가



일본 자동차 업체들이 한국 시장 진출 폭을 넓히고 있는 것은 국내 수입차 시장이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 자동차가 특히 인기를 모으고 있기 때문이다.

2003년 이후 수입차 판매량은 연간 20~30%씩 늘어나 지난해에는 5만3390대를 기록,국내 승용차 시장의 5.1%로까지 불어났다.

이 중 일본 자동차는 2001년 렉서스,2004년 혼다,2005년 인피니티가 연이어 들어오면서 지난해에는 전체 수입차 판매량의 33.0%를 차지했다.

특히 혼다가 CR-V와 어코드 등 2000만~3000만원대 차량을 주력으로 삼아 최근 연간 100%에 가까운 판매 신장을 이루자 다른 일본 업체들도 대중차 시장 진출을 결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수입차 업체의 한 임원은 "그간 도요타의 해외 진출 사례로 볼 때 매우 파격적인 가격을 내세워 공격적인 전략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며 "다른 수입차 업체는 물론 현대자동차 등 국내 업체와의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요타 캠리(배기량 3.5ℓ급)의 경우 현재 비공식 수입업체의 판매가격이 4000만~4500만원인 점과 최근 수입차 업계에 가격 인하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판매가격이 4000만원을 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현대차 견제 등 다목적 포석?


자국 내수시장의 부진을 만회하고 현대차 등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 관계에 있는 한국 자동차 업계를 견제하기 위한 다목적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일본 내 자동차 판매량은 1996년 705만대를 기록한 이후 점차 줄어들기 시작해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6.8% 감소한 535만대에 그쳤다.

고령화로 인한 젊은 층의 구매력 감소와 소비 심리 위축으로 이 같은 부진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일본 자동차 업계는 해외 진출을 확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한국 중.대형 승용차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면 미국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현대차의 내수 기반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점도 일본 자동차 업계가 한국으로 눈을 돌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