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이 일본 미즈호은행에 향후 산은 민영화 및 기업공개(IPO) 때 지분 참여해 달라고 공식 요청했다.민영화를 앞둔 산은이 우호적 지분을 미리 확보,민영화 이후 국제 투기자본으로부터의 경영권 위협을 사전에 차단해 놓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김창록 산은 총재는 13일 일본 도쿄에서 히로시 사이토 미즈호 은행장을 만나 "향후 산은을 주요 자회사로 두는 금융지주회가가 설립돼 기업공개가 추진되면 해외 투자가들의 참여가 가능해진다"며 "이때 미즈호은행이 지분 참여해 달라"고 말했다. 사이토 은행장은 김 총재의 요청에 대해 "향후 검토해 보겠다"는 수준의 답변만 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즈호은행은 총 자산이 150조엔에 이르는 미즈호파이낸셜그룹의 주력 자회사. 산은이 미즈호은행에 지분 참여를 요청한 것은 향후 민영화 과정에서 글로벌 헤지펀드 등의 지분 매집을 막기 위한 사전조치로 보인다. 산은은 2006년 9월 미즈호은행과 업무협약을 체결,동북아 시장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의 협력을 확대하는 우호적 관계를 맺고 있다.

산은은 그러나 미즈호은행에 지분을 넘긴다 하더라도 실제 배정하는 지분은 신한금융지주 경우 처럼 1~2% 수준의 소량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즈호은행은 2006년 9월 신한금융지주와 업무제휴를 맺으면서 신한금융지주 자사주를 0.5% 사들인 데 이어 지난해 2월 예금보험공사의 신한금융지주 지분 매각에도 참여,현재 신한금융지주 주식 1.5%를 갖고 있다.

산은은 정부와 긴밀히 협조,외국투기자본의 위협 및 신용등급 하락 등 민영화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각종 부작용에 치밀히 대응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