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베트남 휴대폰 공장 설립 계획을 확정했다.

이로써 생산물량 부족사태를 우려했던 삼성전자 휴대폰 사업 부문이 숨통을 트게 됐다.

올해 2억대 판매목표도 무난히 달성할 수 있게 됐고,연간 3억대 생산체제를 갖출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는 21일 윤종용 부회장 등이 참석한 경영위원회에서 연간 최대 1억대 생산 규모의 베트남 휴대폰 공장을 세우기로 결정했다.

이날 경영위원회에서는 또 올해 안에 지을 예정인 충남 탕정 8세대 LCD(액정표시장치) 패널 2단계 공장의 기초 공사비로 2147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삼성전자가 베트남에 짓는 휴대폰 공장은 하노이 인근 박린성에 있는 옌퐁공단에 들어서게 된다.

이르면 연말께 1차로 연간 3000만대 생산이 가능한 공장을 지은 뒤 단계적으로 규모를 늘려 생산량을 1억대까지 끌어 올린다는 계획이다.

공장 단지 인근에는 부품업체들도 함께 입주,일종의 '미니 정보기술(IT) 클러스터'를 조성할 예정이다.

1단계 투자금액은 505억원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최근 휴대폰 생산량이 판매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더 이상 공장 설립을 늦출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투자 금액 등 세부 사항에 대해서는 다시 경영위원회를 열어 논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은 지난해부터 생산물량 부족을 고민해 왔다.

지난해의 경우 구미 공장 8000만대,중국 인도 브라질 등 해외에서 약 8000만대를 생산해 연간 판매목표인 1억6000만대를 겨우 맞췄다.

올해는 중국(후이저우),인도,브라질 등의 공장에서 생산물량을 늘려 일단 급한 불은 꺼나간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추가 물량을 확보하지 않고서는 여전히 생산량이 부족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삼성 특검 중에도 베트남 휴대폰 공장 설립 결정이 시급했던 이유다.

삼성이 베트남 공장에 공을 들이고 있는 또 다른 이유는 동남아시아 지역의 휴대폰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베트남은 동남아국가연합(ASEAN) 회원국이라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등에 5% 미만의 낮은 관세로 수출입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삼성이 베트남에 휴대폰 공장을 신설하기로 결정하자 일각에서는 그동안 비자금 등 특검 수사로 움츠리고 있던 삼성그룹이 정상적인 경영 활동을 재개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신규 투자 등 사업 계획을 전면 보류했던 삼성이 모처럼 해외 투자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삼성그룹은 베트남 휴대폰 공장은 비자금 의혹이 제기되기 전부터 추진했던 계획일 뿐이라며 경영 정상화를 거론하기엔 시기상조란 입장을 보였다.

그룹 관계자는 "올해 계열사별 사업 및 투자계획을 확정짓는 것은 특검 수사가 끝나는 4월 중순 이후가 될 것"이라며 "당분간은 지난해 투자 계획만을 예정대로 집행하는 수준에서 경영 차질을 최소화해 나간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안정락/이태명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