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 2.0시대의 버블이 꺼지는 조짐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사용자 참여 중심의 인터넷 환경인 웹 2.0시대에 승승장구하던 미 실리콘밸리의 정보기술(IT) 업체들이 어려움에 부딪치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 사례가 웹 2.0시대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검색업체 구글의 추락이다.

시장조사업체인 컴스코어에 따르면 구글의 스폰서 광고 클릭 횟수는 지난 1월 3%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지난해 4분기에 25% 증가했던 것에 비하면 급격히 둔화된 것이다.

구글의 지난해 매출 166억달러 중 대부분이 온라인 광고 수입인 점을 감안하면 광고 클릭 건수 둔화는 구글에는 위기다.

컴스코어의 발표 이후 26일 시간외거래에서 구글 주가는 3.2% 떨어졌다.

2004년 상장 이후 승승장구하던 구글의 주가는 지난해 11월 최고가를 찍은 이후 41% 하락한 상태다.

다른 IT주들도 전반적으로 약세다.

지난해 11월 이후 올 3월까지 S&P500지수는 13.2% 떨어진 반면 기술주 중심의 S&P IT지수는 19.4%의 낙폭을 보여 하락세가 더 컸다.

잘나가던 대표 IT 기업들도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세계 1위 반도체업체인 인텔은 올해 이익 예상치를 낮춰 투자자들을 실망시켰다.

MP3플레이어 '아이팟' 등으로 큰 수익을 냈던 애플도 올해는 판매가 둔화돼 울상이다.

야후는 마이크로소프트에 적대적 M&A(인수ㆍ합병)될 위기에 처해 있다.

실리콘밸리에도 위기 징후가 감돈다.

실리콘밸리 지역에서 1월에만 3만3000개의 일자리가 감소했다.

IT업계가 지난해 4분기 실리콘밸리에 사무실이나 R&D(연구개발) 시설로 이용하기 위해 임대한 부동산 면적은 14만㎡나 줄었다.

자본시장에서도 버블 붕괴의 가능성이 엿보인다.

지난해 IT업체에 투자된 벤처캐피털 자본은 294억달러에 달했다.

이는 2001년 닷컴 버블이 꺼지기 직전에 벤처캐피털 자금이 IT업계로 몰려들었던 때와 판박이다.

웹 2.0 버블 붕괴의 가장 큰 원인은 미국의 경기침체라는 분석이다.

소셜네트워킹 사이트인 페이스북에 최초로 투자하며 웹 2.0시대를 선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벤처캐피털리스트 짐 브레이어는 "미국의 경기 둔화가 IT업계에 미치는 파장이 막대하다"며 "IT업계가 2년 정도는 힘든 시기를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