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쌀값이 하루 만에 30%나 치솟으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같은 쌀값 폭등 때문에 쌀을 주식으로 하는 아시아 지역에서 폭동 등 사회불안이 우려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8일 보도했다.

국제 쌀 가격의 기준이 되는 태국산 쌀값은 t당 580달러(약 57만원)에서 27일 760달러(75만원)로 급등했다.

t당 380달러(약 37만원) 수준이었던 지난 1월과 비교하면 두 배나 뛴 것이다.

밀 옥수수 등 주요 곡물 가격은 2006년 말부터 급등세를 나타냈지만,쌀값은 올 들어 오름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쌀값 폭등은 작황이 그다지 좋지 않은 데다 주요 쌀 수출국인 이집트가 전날 자국 내 쌀값 급등세를 진정시키기 위해 다음 달부터 쌀 수출을 잠정 중단키로 한 데 따른 것이다.

또 다른 쌀 수출국인 캄보디아도 이날 쌀 수출 중단을 발표했다.

세계 2,3위 쌀 수출국인 베트남과 인도는 이미 쌀 수출 규제 조치를 취했다.

인도는 쌀 수출 가격도 품종별로 22~54% 인상했다.

인도 대외무역국은 바스마티 품종(길쭉한 모양의 쌀)의 수출가 하한선을 t당 900달러에서 1100달러로,바스마티 외의 쌀 수출가 하한선은 t당 650달러에서 1000달러로 올렸다고 밝혔다.

대외무역국은 도매 가격 상승률이 5.92%에 달하는 인플레이션 상황을 감안해 이 같은 조치를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인도에서 쌀을 수입하는 국가들이 큰 타격을 입게 됐다.

인도는 2006~2007회계연도에 371만t의 쌀을 수출했으며 대부분은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등 인근 국가와 중동 서부아프리카 등으로 팔려나갔다.

현재 국제 쌀시장의 거래는 쌀 수출국들의 규제로 30%가량 줄어든 상황이다.

세계 쌀 재고량도 1976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추키아트 오파스웡스 태국 쌀수출협회 회장은 "쌀 수입국이 어떻게 쌀을 구할지 모르겠다"며 "쌀값은 더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 최대 곡물 수입국인 필리핀이 국내 쌀 부족 사태 해결을 위해 국제시장에서 50만t규모의 곡물 구입 계획을 발표한 것도 쌀값 폭등을 부추겼다.

공급 부족분 180만~210만t을 수입해야 하는 필리핀은 베트남과 태국에 비상용 재고물량을 판매해 줄 것을 요청했다.

국민의 80%가 쌀을 주식으로 하고 있는 필리핀의 경우 이미 식량 부족난에 대처하기 위해 주요 패스트푸드 체인점에서 판매하는 쌀밥 양을 절반으로 줄이는 비상 조치를 단행했다.

필리핀 정부는 또 농가 보호 차원에서 부과해온 수입쌀 관세를 현행 50%에서 10~40% 수준으로 내릴 계획이다.

FT는 카메룬 부르키나파소 세네갈 등 아프리카 지역에서는 이미 식료품값 폭등으로 인한 소요 사태가 빈발하다며 아시아 지역에서도 유사한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