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거나 마실水 없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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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때 아닌 물난리가 났다.
깨끗하고 건강에 좋은 물을 찾아 땅속,바위틈,빙하계곡을 헤집고 다녔던 업체들이 이젠 깊은 바다 속으로 잠수하고 있다.
국토해양부는 국내 근해에서 '해양심층수'를 길어올릴 수 있는 8개 구역을 지정했다.
치열한 물 전쟁과 동시에 소비자들의 물 취향도 다양해지고 있다.
물은 국무회의에서도 화두가 됐다.
이명박 대통령이 수돗물을 따라 마시면서 국민들에게 함께 마시자고 권유한 것.생수,해양심층수에서 수돗물까지 물의 세계를 들여다보자.
◆생수에서 해양심층수까지
지난해 국내 생수시장 규모는 4000억원에 달했다.
수돗물을 여과하는 정수기도 5000억원어치가 팔렸으니 먹는 물 관련 시장이 연간 1조원에 육박한다.
국산 페트병 생수는 16종이 경합 중이다.
제주도가 만들고 농심이 판매하는 '제주 삼다수'가 지난해 1000억원 넘게 팔렸고,'롯데 아이시스''동원 샘물''풀무원 샘물''진로 석수' 등도 각기 수백억원대 매출을 올렸다.
이달에는 롯데칠성과 워터비스가 해양심층수를 페트병에 담아 물 전쟁에 가세한다.
수입 생수도 20종 이상 들어와 있다.
특히 수입 생수는 유행을 탄다.
프랑스'에비앙'과 '페리에'를 아는 사람은 초급반 수준이고,요즘엔 '피지워터'와 '마린파워'를 알아야 "물 좀 안다"는 소리를 듣는다.
피지섬 인근에서 길어낸 지하 암반수 피지워터는 미국 드라마 '섹스 앤드 더 시티'의 주인공들이 마신 물이고,일본 해양심층수로 만든 '마린파워'는 서울 도곡동 타워팰리스 지하 슈퍼마켓에서 가장 잘 팔린다고 해서 유명세를 탔다.
국산 생수는 대체로 500㎖에 600원인 반면 마린파워는 5000원이나 한다.
최근 캐나다 휘슬러 산맥에서 취수한 빙하수 2ℓ짜리가 4만원에 나와 먹는 샘물 값의 역사를 새로 썼다.
◆무슨 물을 드십니까
소비자들의 선택이 다양해지는 것은 좋은데 가격이 비싸지니까 부작용이 있다.
무슨 물을 마시느냐가 부(富)의 척도처럼 인식되기도 한다.
물이 무제한으로 리필되는 레스토랑에서 굳이 3000원이 넘는 프랑스산 페리에를 주문하는 유학생,소형 가습기에 국산 생수보다 두 배 비싼 에비앙(500㎖ㆍ1200원)을 꽂아 쓰는 직장 여성,아이들에게 아기 전용 물을 사서 먹이는 엄마들까지 생겨났다.
수입 생수 전문판매 사이트도 등장했다.
2년 전 생긴 '워터라임'은 오스트리아산 '아쿠아베이비워터'와 슬로바키아산 '리틀베니' 등 아기 전용 물을 따로 구비해놨다.
물론 아직은 '물이 다 거기서 거기 아니냐'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
생수를 수입해 신세계백화점 등에 납품하는 이지에스코프 관계자는 "수입 물은 브랜드에 차이가 있고 세금이나 물류비용이 추가돼 국산보다 비싼데 내용물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수돗물 생수는 잘 팔릴까
생수시장이 커지는 것은 끓여 마시기는 귀찮고 수돗물은 미덥지 않은 사람들이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그래서 수돗물이 깨끗하다고 널리 홍보하면 먹는 물에 생돈을 쓰는 사람들이 줄어들까? 수돗물은 16인 전문가 위원회에서 매달 수질 검사를 받고 음용수 적합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음용수 적합이란 '하루 2ℓ씩 70년간 마셔도 안전하다'는 뜻이다.
양질의 수돗물을 공급하기 위해 수자원공사와 전국 7개 특별ㆍ광역시,157개 시ㆍ군 수도사업자가 쓰는 돈은 연간 5조원이 넘는다.
정부는 오는 10월께 수도법 13조를 개정,수도사업자 누구나 수돗물을 페트병에 담아 팔 수 있게 할 예정이다.
정수장에서 직접 취수해 싼값(예상가격 500㎖ㆍ150~200원)에 내놓으면 팔릴 것이라는 게 정부 생각이다.
수돗물이 물 전쟁에서 영토를 얼마나 확보할지는 두고 볼 일이다.
정지영/유재혁 기자 cool@hankyung.com
깨끗하고 건강에 좋은 물을 찾아 땅속,바위틈,빙하계곡을 헤집고 다녔던 업체들이 이젠 깊은 바다 속으로 잠수하고 있다.
국토해양부는 국내 근해에서 '해양심층수'를 길어올릴 수 있는 8개 구역을 지정했다.
치열한 물 전쟁과 동시에 소비자들의 물 취향도 다양해지고 있다.
물은 국무회의에서도 화두가 됐다.
이명박 대통령이 수돗물을 따라 마시면서 국민들에게 함께 마시자고 권유한 것.생수,해양심층수에서 수돗물까지 물의 세계를 들여다보자.
◆생수에서 해양심층수까지
지난해 국내 생수시장 규모는 4000억원에 달했다.
수돗물을 여과하는 정수기도 5000억원어치가 팔렸으니 먹는 물 관련 시장이 연간 1조원에 육박한다.
국산 페트병 생수는 16종이 경합 중이다.
제주도가 만들고 농심이 판매하는 '제주 삼다수'가 지난해 1000억원 넘게 팔렸고,'롯데 아이시스''동원 샘물''풀무원 샘물''진로 석수' 등도 각기 수백억원대 매출을 올렸다.
이달에는 롯데칠성과 워터비스가 해양심층수를 페트병에 담아 물 전쟁에 가세한다.
수입 생수도 20종 이상 들어와 있다.
특히 수입 생수는 유행을 탄다.
프랑스'에비앙'과 '페리에'를 아는 사람은 초급반 수준이고,요즘엔 '피지워터'와 '마린파워'를 알아야 "물 좀 안다"는 소리를 듣는다.
피지섬 인근에서 길어낸 지하 암반수 피지워터는 미국 드라마 '섹스 앤드 더 시티'의 주인공들이 마신 물이고,일본 해양심층수로 만든 '마린파워'는 서울 도곡동 타워팰리스 지하 슈퍼마켓에서 가장 잘 팔린다고 해서 유명세를 탔다.
국산 생수는 대체로 500㎖에 600원인 반면 마린파워는 5000원이나 한다.
최근 캐나다 휘슬러 산맥에서 취수한 빙하수 2ℓ짜리가 4만원에 나와 먹는 샘물 값의 역사를 새로 썼다.
◆무슨 물을 드십니까
소비자들의 선택이 다양해지는 것은 좋은데 가격이 비싸지니까 부작용이 있다.
무슨 물을 마시느냐가 부(富)의 척도처럼 인식되기도 한다.
물이 무제한으로 리필되는 레스토랑에서 굳이 3000원이 넘는 프랑스산 페리에를 주문하는 유학생,소형 가습기에 국산 생수보다 두 배 비싼 에비앙(500㎖ㆍ1200원)을 꽂아 쓰는 직장 여성,아이들에게 아기 전용 물을 사서 먹이는 엄마들까지 생겨났다.
수입 생수 전문판매 사이트도 등장했다.
2년 전 생긴 '워터라임'은 오스트리아산 '아쿠아베이비워터'와 슬로바키아산 '리틀베니' 등 아기 전용 물을 따로 구비해놨다.
물론 아직은 '물이 다 거기서 거기 아니냐'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
생수를 수입해 신세계백화점 등에 납품하는 이지에스코프 관계자는 "수입 물은 브랜드에 차이가 있고 세금이나 물류비용이 추가돼 국산보다 비싼데 내용물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수돗물 생수는 잘 팔릴까
생수시장이 커지는 것은 끓여 마시기는 귀찮고 수돗물은 미덥지 않은 사람들이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그래서 수돗물이 깨끗하다고 널리 홍보하면 먹는 물에 생돈을 쓰는 사람들이 줄어들까? 수돗물은 16인 전문가 위원회에서 매달 수질 검사를 받고 음용수 적합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음용수 적합이란 '하루 2ℓ씩 70년간 마셔도 안전하다'는 뜻이다.
양질의 수돗물을 공급하기 위해 수자원공사와 전국 7개 특별ㆍ광역시,157개 시ㆍ군 수도사업자가 쓰는 돈은 연간 5조원이 넘는다.
정부는 오는 10월께 수도법 13조를 개정,수도사업자 누구나 수돗물을 페트병에 담아 팔 수 있게 할 예정이다.
정수장에서 직접 취수해 싼값(예상가격 500㎖ㆍ150~200원)에 내놓으면 팔릴 것이라는 게 정부 생각이다.
수돗물이 물 전쟁에서 영토를 얼마나 확보할지는 두고 볼 일이다.
정지영/유재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