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GMO 옥수수 본격 수입
표시규정 미흡 … 소비자 혼란

식용 GMO(유전자 변형 농산물) 옥수수가 다음 달 1일부터 본격 수입되지만 이를 원료로 한 식품 표기 문제가 정비되지 않아 소비자들의 큰 혼란이 예상된다.

GMO 옥수수는 단맛을 내는 전분당으로 만들어져 과자 빵 맥주 주스 사이다 등 대부분의 가공식품에 쓰인다.

GMO 옥수수로 만든 전분당을 대부분 식음료업체들이 그대로 사용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소비자단체는 표시기준 강화를 요구하고 있다.


◆GMO 옥수수 올해 120만t 수입

삼양제넥스와 대상이 공동 수입하는 5만5000t의 GMO 옥수수가 오는 5월1일 군산항에 들어오고 10일엔 CJ신동방과 CPK의 5만5000t이 인천항에 유입된다.

수입 GMO 옥수수는 식품의약품안전청 검역을 거쳐 전분당(물엿 전분 액상과당 등)으로 만들어져 6월께부터 식품업체들에 납품된다.

이들 4개 전분당업체는 연말까지 GMO 옥수수를 국내 옥수수 소요량의 60%인 120만t을 반입하고 내년부턴 이를 90%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대상 관계자는 "국제 곡물시장에서 일반 옥수수는 품귀 상태여서 GMO 옥수수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유업체는 대체재 사용키로


이에 따라 제과♥제빵♥맥주♥음료업체들은 GMO 옥수수로 만든 전분당을 사용하겠다는 입장이다.

한 제과업체 관계자는 "이미 상당한 분량의 전분당을 쓰고 있어 다른 원료로 바꿀 경우 시장에선 파동이 일어날 것"이라며 "GMO 옥수수 전분당 외에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업체들은 전분당을 다른 원료로 바꿀 계획이다.

야쿠르트는 다음 달부터 전 제품에 옥수수로 만든 액상과당 대신 포도당,천연 고감미료,파인애플당,설탕 등을 쓰기로 했다.

관계자는 "GMO 옥수수가 몸에 해로워서가 아니라 이미지가 안 좋기 때문인데 비용은 두 배 이상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매일유업 남양유업 일동후디스도 분유와 이유식 등에 옥수수 전분당 대신 타피오카나 쌀 등으로 만든 전분당으로 교체할 계획이다.


◆표시 규정 아직도 정비 못해

GMO 수입이 임박했음에도 소비자들은 가공식품 속에 GMO 원료가 들어있는지 여부를 알 수 없다.

현행 규정에선 전분당 등 부재료의 성분을 표시할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또한 수입 농산물 중 GMO가 전체의 3% 미만이면 표시대상에서 제외시킨 것도 우려를 일으키는 대목이다.

이에 소비자단체들은 표시기준 강화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부재료(전분당)의 GMO 성분도 명기해야 하며,GMO 농산물 표시 대상(현행 3% 이상)도 유럽연합처럼 1% 이상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것.뒤늦게 식약청은 24일 GMO 식품 안전성과 표시제도에 관한 심포지엄을 여는 등 의견 수렴에 나섰다.

당장 식탁에 GMO 가공식품이 올라가는데 주무관청은 뒷짐을 지고 있었던 셈이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