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포털에서 검색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면서 새로운 검색 서비스를 개발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야후재팬을 비롯한 주요 포털 사이트들이 대부분 외국산 검색 기술을 빌려 쓰고 있는 일본의 경우 아예 정부가 검색기술 개발에 나섰다.

일본 정부는 학계와 손잡고 '정보 대항해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일본산 검색 기술의 발전을 돕고 있다.

이 덕분에 일본 벤처 검색업체들은 새로운 기술을 내놓으며 구글과 야후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한국은 일본과 정반대 양상이다.

1위인 네이버가 토종 기술로 검색 시장을 장악,해외 의존도 측면에선 일본보다 낫지만 검색기술 개발이라는 측면에선 일본보다 활력이 떨어진다.

2005년 '첫눈'(NHN에 인수됨) 이후 신예로 부를 수 있는 것은 박근수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부가 최근 선보인 위스폰(wispon.co.kr) 정도다.

◆색다른 일본 검색서비스

일본 정부의 '정보 대항해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대표적인 벤처 검색업체 사굴(sagool.jp)은 재미있는 검색을 표방하고 있다.

구글에선 찾을 수 없는 인간 중심의 흥미로운 검색 결과를 추구하는 검색 서비스다.

예컨대 배용준(일본명 욘사마)을 검색해 보면 '한류 스타의 대부분이 욘사마가 되고 있다''욘사마의 머플러 매기 비법''누가 사준다고 해도 가고 싶지 않은 욘사마 레스토랑''욘사마 가발' 등이 가장 먼저 뜨는 식이다.

욘사마 홈페이지나 관련 뉴스 등이 상단에 뜨는 일반 포털 사이트와는 확연히 다르다.

마르스플래그(marsflag.com)는 지금까지의 검색 서비스들이 주로 문장 위주의 검색 결과를 보여준 데 비해 섬네일(조각 그림) 형식으로 보여준다.

욘사마를 입력하면 왼쪽에 섬네일이 보이고 오른쪽에서 사이트에 관한 설명을 볼 수 있다.

일종의 미리 보기로,일일이 클릭하지 않고도 원하는 사이트를 바로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블로그 전문 검색 서비스인 키자시(kizasi.jp)는 검색 키워드의 관심도를 그래프 형식으로 보여주는 게 특징이다.

이 사이트에서 욘사마를 검색하면 블로그에 욘사마란 키워드가 등장하는 빈도수는 욘사마가 출연한 '태왕사신기'가 NHK에 방영되기 시작할 무렵 올라갔다가 이후 점차 하락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키자시의 검색 기술은 요미우리신문에도 제공되고 있다.

◆한국엔 '위스폰'이 있다

일본과 달리 국내 검색 시장은 활력이 떨어진 상태다.

벤처 검색 업체라고 해봤자 박근수 교수의 HM연구소와 서울대 재학생들이 만든 레비서치 정도를 꼽을 수 있다.

박 교수는 "마이크로소프트가 그 많은 자본과 기술력에도 불구하고 야후를 인수해야 할 정도로 검색 엔진 개발 분야에선 구글을 못따라가고 있다"며 "검색 기술 개발은 수많은 사람들이 등장했다가 손을 들고 나갈 만큼 어려운 분야"라고 설명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박 교수의 '위스폰'은 첫눈 이후 거의 3년 만에 등장한 벤처 검색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컴퓨터 150대를 활용해 2억개의 웹 페이지를 검색한 결과를 보여준다.

야후코리아가 약 4억페이지,구글코리아가 5억페이지가량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비용 대비 성능이 우수하다는 게 위스폰의 장점이다.

박 교수는 "올 연말엔 컴퓨터를 500대로 늘려 6억페이지의 웹 문서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위스폰의 또 다른 장점은 인명 검색"이라며 "앞으로 학습,지식,연예 등 검색 주제별로 정확한 결과를 제공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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