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는 내년 7월부터 액화석유가스(LPG) 엔진과 전기모터를 동력원으로 쓰는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카'를 양산,본격적인 국내 판매에 나서기로 했다.

가솔린 엔진에 전기모터를 결합한 일반적인 하이브리드카를 양산하겠다던 당초 계획을 수정한 것이다.

LPI하이브리드카 양산은 글로벌 자동차업체 가운데 현대차가 처음이다.

지난 2004년부터 클릭과 베르나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공공기관에 납품하는 등 가솔린 하이브리드카를 준비해 오던 현대차가 LPI 하이브리드카를 첫번째 양산형 하이브리드 모델로 선택한 이유는 뭘까.

현대차 관계자는 "LPI 하이브리드카가 가솔린 하이브리드카에 비해 연료비 절감 효과가 높아 시장성이 크다고 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연비 개선 효과는 가솔린 하이브리드카와 LPI 하이브리드카가 모두 30%가량으로 비슷하지만,LPG의 가격이 휘발유의 절반 수준에 불과해 소비자에게 줄 수 있는 혜택은 LPI 하이브리드카가 더 크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연간 주행거리가 2만㎞일 경우 소형차인 베르나 하이브리드카보다 준중형차인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카의 연료비가 20만원가량 저렴하다"며 "우선 LPI 하이브리드카로 친환경차의 내수 기반을 확보한 뒤 수소연료전지차 등 다음 단계의 친환경차를 개발해 선발 업체를 따라잡자는 것이 현대차의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일반 하이브리드카 기술에서 10년 이상 앞서 있는 도요타 등 선진 업체와의 직접적인 대결을 피하자는 의도도 담긴 것으로 관측된다.

도요타가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가솔린 하이브리드카 대신 LPI 하이브리드카를 내놓아 친환경차 시장의 틈새를 노린다는 전략이다.

도요타가 하이브리드카 특허를 대부분 독점하고 있지만,LPI 엔진 분야에서는 현대차의 기술이 세계 최고 수준이어서 독자적으로 하이브리드카를 개발할 수 있다는 것이 현대차의 판단이다.

도요타는 현재 100만엔 안팎인 하이브리드카와 가솔린차의 가격 차이를 내년까지 20만엔 이하로 줄이기로 하는 등 하이브리드카의 생산원가를 낮춰 경쟁 업체의 추격을 뿌리치려 하고 있다.

따라서 막대한 금액을 투자해 가솔린 하이브리드를 개발,생산해도 기술은 물론 원가 경쟁력 면에서 도요타를 따라잡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LPI 하이브리드카를 수출하는 것도 가능할 전망이다.

김동진 현대차 부회장은 "장기적으로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서는 가솔린 하이브리드카를 개발해야 하지만 LPI 하이브리드카도 인도와 동남아시아,중동 등 신흥시장 진출 여지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