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과 미국의 대기업들이 세금 부담이 적은 아일랜드 스위스 두바이 등으로 본사를 옮기고 있다.

기업들이 빠져나가는 국가에선 조세회피 움직임에 대한 비난과 함께 기업 '엑소더스'를 막기 위해 좀 더 우호적인 세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6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달 영국의 제약회사 샤이어와 출판회사 유나이티드비즈니스미디어는 각각 절세를 위해 세율이 낮은 아일랜드로 본사를 옮긴다고 발표했다.

인터내셔널파워(전력) WPP(광고) 아스트라제네카(제약) 글락소스미스클라인(제약) 등 다른 영국 기업들도 본사 이전을 고려 중이다.

작년엔 미국의 에너지ㆍ군수회사인 핼리버튼이 본사를 텍사스에서 아랍에미리트의 두바이로 옮겼다.

당시 핼리버튼은 세금회피 목적이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 등은 '수치스러운 일'이라며 맹비난했다.

옥스퍼드대의 기업세제센터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다국적 기업의 6%(조사 대상 5421개 기업 중 347개)가 절세 등을 이유로 본사를 이전했다.

아일랜드 스위스 등이 지식재산권에 대한 세제 혜택을 주요 마케팅 수단으로 앞세워 끊임없이 '구애'하는 것도 다국적 기업들의 본사 이전을 가속화하고 있다.

미국 독일 프랑스 영국 등은 이 같은 움직임을 '조세 회피'로 보고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영국 정부는 자국에 본사를 둔 기업에 대해 해외 임대,이자,배당,사용료 소득 등 자산 소득에 대해서도 세금을 부과하는 조세회피 방지 법안을 의회에 제출한 상태다.

영국 정부도 올 들어 법인세율을 28%로 2%포인트 낮추는 등 기업 달래기에 나서고 있지만 충분치 않다는 지적이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