촨성에서 발생한 리히터 7.8 규모의 대형 지진은 중국 전역을 공포로 몰아넣었다.

"원자탄 252개가 한꺼번에 폭발한 것과 맞먹는 위력"(대만 중정대 지진연구소 천차오후이 교수)이라는 지적처럼 베이징 상하이 홍콩 톈진은 물론 태국 방콕까지 땅이 흔들렸다.

쓰촨성 베이촨현에서만 5000명 가까운 사망자가 나오는 등 엄청난 사상자를 불러왔다.

두장옌시에서 고등학교 건물이 붕괴돼 학생 900여명이 매몰됐고 더양소학교 등도 건물이 무너져내려 학생들이 묻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이번 지진은 지난해 9월 인도네시아에서 발생한 규모 7.8의 강진 이후 가장 강력하다"고 밝혔다.

청두는 도시기능이 마비된 상태다.

청두 쌍뤼 국제공항은 이날 잠정 폐쇄됐다.

공항 측은 피해가 발생한 것은 아니지만 안전을 고려해 일단 폐쇄했다고 설명했다.

열차 운행도 중단됐으며 2300개의 이동통신기지국이 파손되면서 휴대폰도 불통되고 있다.

여진 발생을 걱정하는 청두 시민들은 집에 돌아가지 않고 길에 머물고 있다고 중국 언론들은 전했다.

충칭과 시안공항도 폐쇄됐다가 이날 오후 문을 열었다.

베이징과 상하이 등에서도 휴대폰이 먹통이 됐다.

상하이에서도 중국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 진마오 빌딩을 비롯해 고층건물 주민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일어났다.

특히 이날 한밤중에 베이징에 여진이 발생할 것이라는 소문에 시민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베이징시 지진국은 이날 밤 10시에서 12시 사이에 2~6급 규모의 대형 여진이 발생할 것이라고 발표했다가 부랴부랴 취소했다.

시민들이 불안해하자 5급 이하의 비교적 소형 여진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으로 발표문을 대체했다.

중국 정부는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후진타오 국가주석은 "피해자들을 구하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하라"고 관계당국에 지시했다.

원자바오 총리는 사태 수습을 위해 이날 청두에 도착했다.

원자바오 총리는 남서부에서 발생한 이번 지진을 '대재난'으로 규정하고 침착한 대응을 당부했다.

청두 지역에는 중국 대표적 TV업체인 창훙전자 등이 위치해 있으며,삼성전자 판매법인과 금호고속 CJ 등 53개 한국 기업이 진출해 있다.

이들 기업의 피해 상황은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

청두는 중국에서 가장 낙후된 지역으로 최근 충칭과 연계한 대규모 개발계획이 확정되면서 개발이 본격화되고 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