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 뺨치는 KIKO 계약 있었다 ‥ 계약액 5배까지 지정환율로 매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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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과 통화옵션 상품의 하나인 KIKO(Knock-In Knock-Out) 계약을 맺은 수출업체 중 계약한 달러화의 5배를 시장환율보다 현저히 낮은 지정환율로 매도해야 하는 업체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업체들 중에선 손실이 지나치게 커 자칫 계약을 이행하지 못하는 업체도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0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초까지 집중적으로 이뤄진 KIKO 계약 중 일부는 녹인(Knock-In) 구간에서의 매도 대상 달러화가 계약액의 5배에 이르는 이른바 '1 대 5' KIKO까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녹아웃(Knock-Outㆍ계약취소)과 녹인 환율을 각각 900원과 970원으로 정하고 계약액을 20만달러로 약정한 업체의 경우 환율이 900~970원 사이에선 20만달러를 팔면 된다.
하지만 환율이 970원을 웃돌면 매도 대상 달러 규모가 20만달러가 아닌 100만달러가 되는 것이다.
이 같은 거래를 한 업체의 경우 지난 3월부터 환차손으로 심각한 위험에 처해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대개의 경우 '1 대 2'나 '1 대 3' KIKO 거래를 했으며,그나마 수출대금의 범위 내에서 달러를 매도하면 된다.
하지만 '1 대 5' KIKO 거래를 한 업체의 경우 녹인 구간에서의 매도 달러 규모가 수출대금을 웃도는 상황도 적지 않다.
한 은행 관계자는 "예를 들어 한 달 수출액이 50만달러라면 1 대 5 KIKO라 하더라도 계약액을 10만달러 정도로 약정해 녹인에 걸리더라도 수출금액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관례"라면서 "하지만 지난해 말과 올초엔 10만달러가 아닌 20만달러나 30만달러를 약정한 사례가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현재의 환율 수준이 몇 달 동안 지속되거나 환율이 더 오른다면 계약을 이행하지 못하는 업체마저 나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900원대 초반에서 20만달러를 약정했다면 최근 환율이 100원 가까이 올라 매달 입게 되는 손실액이 1억원으로 계약액의 절반에 이르게 된다.
'1 대 5' KIKO를 주선한 은행은 일부 외국계은행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일부 외국계 은행이 KIKO 거래를 통한 수수료 수입 증대를 위해 적극적인 마케팅을 폈다"며 "영업담당 직원에게 상당한 인센티브까지 약속했던 것으로 전해듣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1 대 5' KIKO까지 나온 것은 단순히 은행만의 책임이 아니라 기업체들의 과욕에서도 기인한다는 지적이다.
'1 대 5' KIKO 계약을 맺은 경우 환율이 일정구간 내에 머물러만 있다면 작은 돈으로 선물환 약정을 맺는 것보다 더 큰 이득을 올리는 것이 가능하다.
실제 지난해 중반까지는 환율이 소폭씩 꾸준히 떨어져 적지 않은 이익을 올린 업체마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더 큰 돈을 벌기 위해 레버리지 효과가 큰 '1 대 5' KIKO에 손을 댔으며,수출대금 이상으로 투기거래를 일삼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결국 은행 마케팅과 업체의 투기가 KIKO 손실을 키웠다는 얘기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
이런 업체들 중에선 손실이 지나치게 커 자칫 계약을 이행하지 못하는 업체도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0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초까지 집중적으로 이뤄진 KIKO 계약 중 일부는 녹인(Knock-In) 구간에서의 매도 대상 달러화가 계약액의 5배에 이르는 이른바 '1 대 5' KIKO까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녹아웃(Knock-Outㆍ계약취소)과 녹인 환율을 각각 900원과 970원으로 정하고 계약액을 20만달러로 약정한 업체의 경우 환율이 900~970원 사이에선 20만달러를 팔면 된다.
하지만 환율이 970원을 웃돌면 매도 대상 달러 규모가 20만달러가 아닌 100만달러가 되는 것이다.
이 같은 거래를 한 업체의 경우 지난 3월부터 환차손으로 심각한 위험에 처해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대개의 경우 '1 대 2'나 '1 대 3' KIKO 거래를 했으며,그나마 수출대금의 범위 내에서 달러를 매도하면 된다.
하지만 '1 대 5' KIKO 거래를 한 업체의 경우 녹인 구간에서의 매도 달러 규모가 수출대금을 웃도는 상황도 적지 않다.
한 은행 관계자는 "예를 들어 한 달 수출액이 50만달러라면 1 대 5 KIKO라 하더라도 계약액을 10만달러 정도로 약정해 녹인에 걸리더라도 수출금액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관례"라면서 "하지만 지난해 말과 올초엔 10만달러가 아닌 20만달러나 30만달러를 약정한 사례가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현재의 환율 수준이 몇 달 동안 지속되거나 환율이 더 오른다면 계약을 이행하지 못하는 업체마저 나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900원대 초반에서 20만달러를 약정했다면 최근 환율이 100원 가까이 올라 매달 입게 되는 손실액이 1억원으로 계약액의 절반에 이르게 된다.
'1 대 5' KIKO를 주선한 은행은 일부 외국계은행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일부 외국계 은행이 KIKO 거래를 통한 수수료 수입 증대를 위해 적극적인 마케팅을 폈다"며 "영업담당 직원에게 상당한 인센티브까지 약속했던 것으로 전해듣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1 대 5' KIKO까지 나온 것은 단순히 은행만의 책임이 아니라 기업체들의 과욕에서도 기인한다는 지적이다.
'1 대 5' KIKO 계약을 맺은 경우 환율이 일정구간 내에 머물러만 있다면 작은 돈으로 선물환 약정을 맺는 것보다 더 큰 이득을 올리는 것이 가능하다.
실제 지난해 중반까지는 환율이 소폭씩 꾸준히 떨어져 적지 않은 이익을 올린 업체마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더 큰 돈을 벌기 위해 레버리지 효과가 큰 '1 대 5' KIKO에 손을 댔으며,수출대금 이상으로 투기거래를 일삼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결국 은행 마케팅과 업체의 투기가 KIKO 손실을 키웠다는 얘기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