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 경제'에 비상등 커졌다
물가 급등과 농업 부문 파업으로 아르헨티나 경제에 빨간불이 켜졌다.

브라질 일간지 에스타두 데 상파울루는 19일 아르헨티나 경제가 최근 제기된 물가상승률 조작 시비와 지난 3월부터 지속된 농업단체 파업으로 소비가 위축되고 성장률이 낮아지는 등 위기 상황을 맞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르헨티나통계청(INDEC)은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8.2%로 올 1월 이후 4개월째 8%대를 유지하고 있으며,올 물가상승률은 10%를 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현지 경제 전문가들은 실제 물가상승률은 25~30%에 이르며 INDEC에서 정부 지시로 인플레이션 관련 통계를 조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도 "아르헨티나 정부가 발표한 경제 통계 수치를 믿을 수 없다"며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한 바 있다.

정부의 농산물 수출세 인상 조치로 촉발된 농업 부문 파업도 아르헨티나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아르헨티나가 세계 옥수수 수출 2위,콩 수출 3위의 농산물 수출대국이란 점에 비춰볼 때 파업 사태 여파는 심각하다는 평가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지난 3월 물가 억제를 내세워 콩과 옥수수 등 주요 농산물에 매기는 수출세금을 올리기로 결정했다.

이에 반발한 아르헨티나 농업조합들은 곡창지대 팜파스에서 수출 항구로 이어지는 고속도로를 점거한 채 파업을 벌였다.

아르헨티나 최대 농업단체인 아르헨티나농업협회(CRA)는 이날 파업을 일시 중단하고 정부와 협상에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아직까지 불씨는 남아 있는 상태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아르헨티나의 올 성장률 예상치를 크게 하향 조정하고 있다.

세계은행은 최근 아르헨티나의 올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지난해(8.7%)보다 3%포인트 낮춘 5.7%로 전망했다.

내수시장 위축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아르헨티나의 농업용 기계 판매는 파업 여파로 올 1~4월 전년 동기보다 40% 감소했으며,같은 기간 신차 판매도 5~10% 줄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아르헨티나 페소화 약세가 이어지면서 현금 인출과 미국 달러화 환전도 크게 늘고 있다.

아르헨티나 페소화 가치는 지난해 초 미 달러당 3.057페소에서 현재 3.1475페소로 하락한 상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아르헨티나 중산층 사이에서 경제위기설이 돌면서 현금을 달러로 바꿔 인근 우루과이 은행 등지로 옮기고 있다고 전했다.

월지에 따르면 우루과이 시중은행의 올 1분기 달러예치금은 전년 동기보다 8% 늘어난 8억2000만달러로 예금주는 대부분 아르헨티나인으로 나타났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