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회사들이 올 1분기에 통화옵션인 KIKO(Knock-In Knock-Out) 등 통화 관련 파생상품 거래로 수천억원대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코스닥 기업의 경우 전체 영업이익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늘었지만 파생상품 거래에 따른 영업 외 손실이 커지면서 순이익이 오히려 급감한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감독 당국은 기업의 환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수출금액을 넘어서는 과잉 환헤지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증권선물거래소가 20일 코스닥 상장사 884개의 올 1분기 실적을 집계한 결과 영업이익은 8887억원으로 작년 1분기보다 16.3% 늘었으나,순이익은 3958억원으로 33.9%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 외 손실의 대부분은 원화 환율 상승으로 인한 막대한 KIKO 평가손실에 따른 것이었다.

일부 업체의 경우 KIKO를 포함한 파생상품 손실이 100억원을 넘었다.

철강설비 업체인 IDH가 295억원의 손실을 낸 것을 비롯해 △디에스엘시디 164억원 △태산엘시디 138억원 △재영솔루텍 136억원 △제이브이엠 136억원 등으로 피해가 컸다.

이들 업체는 영업이익은 흑자인 가운데 손익은 적자 전환했거나 적자폭이 커졌다.

일부 대기업도 KIKO 평가손실을 입었다.

두산중공업 자회자인 두산엔진은 KIKO 평가손실이 2000억원에 달했고 대우조선해양도 1392억원의 KIKO 등 파생상품 관련 평가손을 입었다.

이처럼 기업들의 환 파생상품 손실이 커지자 금융감독원은 이르면 10월부터 은행 등 금융권이 가진 개별 기업의 파생상품 거래정보를 공유토록 해 기업별 환헤지 규모를 수출액 범위 내로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즉 개별 기업의 환헤지 정보를 은행연합회를 통해 공유함으로써 개별 은행이 수출기업과 환헤지 상품 계약을 맺을 때 수출입액,다른 은행과의 환헤지 계약 등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일부 기업은 은행과 KIKO 계약 등을 맺으면서 다른 은행과의 파생거래 정보를 제공하지 않아 수출액에 비해 과도한 규모의 파생상품에 가입했다.

서정환/김현석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