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운임 협상이 대부분 타결됐지만 삼성광주전자가 다시 하루 가동을 중단하고 수출 중소기업의 피해가 커지는 등 산업현장에는 화물연대 파업의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삼성광주전자는 지난 17일 공장 가동을 중단한 데 이어 19일 하루를 임시 휴일로 정했다.

공장 인근 공터에 쌓아놓은 물량이 넘쳐 더 이상 제품 생산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이틀간의 가동 중단으로 피해액이 80억원 규모로 불어났다.

회사 관계자는 "화물연대 요구대로 화주가 직접 협상에 나서면 앞으로 운송업체를 통하지 않고 화물연대와 협상하는 것이 정당화될 수 있어 피해가 늘어나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LG전자 창원과 구미공장 임직원들은 1~2t 트럭 100여대를 빌려 공장과 부두에 쌓인 가전제품을 실어 날랐다.

회사 관계자는 "하루 약 1000억원에 달하는 가전제품들이 항만 부두에 쌓이는 것을 두고 볼 수 없어 직접 운전대를 잡게 됐다"고 말했다.

7일간의 화물연대 파업으로 수출 중소기업들의 피해는 공식 집계된 것만으로도 1546만달러로 늘어났다고 중소기업청이 밝혔다.

전북 익산에서 석재 식기를 만드는 한 업체는 원자재를 제때 공급받지 못해 납품 일정을 놓치는 바람에 일본 수출선이 끊겼다.

경남 사천에 공장을 두고 있는 또 다른 회사도 자동차 부품 관련 생산설비 수입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지금까지 7000만~8000만원가량의 피해를 입었다.

부도 위기에 몰린 중소기업들도 있다.

경남 밀양에 있는 한 공업용 보호필름 생산업체는 운송지연으로 1억5000만원의 손해를 입었다.

회사 관계자는 "수출 차질로 인한 대외신용도 하락으로 이달 말 어음 결제가 어려워지면 자칫 부도를 맞을 수도 있다"고 토로했다.

강원도 지역 레미콘 업체 73개 중 50개 업체는 재고가 바닥나 생산을 중단했다.

김현예/이정선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