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물가상승률이 두자릿수대로 뛰며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인도 정부는 6월 첫 주(2∼7일) 기준 도매물가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1.05% 올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995년 5월 이후 13년 만에 최고치이자 5월 마지막 주 물가 상승률 8.75%에 비해 2.30%포인트가 뛴 것이다.

당초 시장 전문가들은 9.8% 안팎의 물가상승률을 점쳤었다.

그러나 식료품 가격 급등에 이어진 정부의 유류가 인상 조치로 물가 상승률이 시장의 예상치를 큰 폭으로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

인플레이션 수치가 한자릿수 대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했던 시장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HSBC의 로버트 프라이어-반데스포르데 이코노미스트는 AFP 통신에 "어느 누구도 11%대 물가상승률을 예상치 못했다"며 "더욱 우려되는 것은 아직 물가 상승률이 최고조에 도달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총선이 10개월 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인도 정부가 크게 우려했던 인플레이션의 악몽이 현실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HDFC은행의 아베에크 바루아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이제 우리는 아주 위험한 국면에 접어들었다.

앞으로 몇 달 간 인플레이션은 현 수준에서 큰 폭으로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가가 정부 통제 목표치인 5.5%를 큰 폭으로 웃돌자 시장에서는 정부가 향후 강력한 긴축 정책을 취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바루아 이코노미스트는 "이제 인도 중앙은행이 고물가에 대응하기 위해 강력한 긴축정책을 내놓을 것이다.

며칠 내로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팔라니아판 치담바람 인도 재무장관도 "아주 어려운 시기다.

수요측면은 물론 통화 측면에서 좀 더 강력한 수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런 긴축정책에 대한 우려로 뭄바이 증시의 센섹스 지수는 오후 들어 3% 이상의 폭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뉴델리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meolakim@yna.co.kr